이번 갈라쇼는 손연재가 리듬체조 선수를 넘어 대중적 인기스타로서 앞으로 누릴 전성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무대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명실상부 '아시아의 리듬체조 여왕'으로 등극한 손연재(20)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팬들과 리듬체조의 묘미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손연재는 18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올스타즈 2014’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루마니아 리듬체조의 자존심’ 알렉산드라 피스쿠페스쿠(루마니아),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서 손연재와 절친 사이인 다리아 드미트리예바(러시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그룹 이탈리아, 2014 리스본 월드컵에서 1위를 차지한 그룹 스페인 등 세계 정상급 리듬체조 선수들도 함께 한다.
또 걸그룹 걸스데이, 엔씨아(NC.A), W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코리언발레씨어터 등 클래식 음악과 발레, K-POP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대거 합류, 리듬체조와의 멋진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손연재는 이번 갈라쇼에서 발레리나로 변신, 국립 발레단과 루마니아 국립 오페라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를 지낸 발레리노 윤전일과 함께 세기의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 기존 매력과는 다른 우아하고 한층 성숙한 발레 연기를 선보인다. 2부에서는 K-POP 스타들과 함께 대중스타로서의 숨은 끼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손연재 리듬체조 갈라쇼는 당초 지난 4월에 개최되기로 예정됐던 공연이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천아시안게임 이후로 연기가 결정돼 당초 예정된 날짜보다 6개월가량 지난 시점에서 열리게 됐다. 사실 지난 4월 갈라쇼가 연기됐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한창 준비하고 연기를 가다듬을 시점에 무리하게 갈라쇼 일정을 잡아 선수를 혹사시키면 손연재가 궁극적인 목표로 삼은 아시안게임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손연재 리듬체조 갈라쇼 일정이 발표됐을 때 고개를 갸우뚱했던 게 사실이다. 이제 막 새 시즌에 들어와 연속된 월드컵 시리즈 출전을 통해 메달 행진을 이어가고 종목별 프로그램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할 시기에 갈라쇼를 개최하는 것이 과연 선수를 위해 좋은 일인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손연재 갈라쇼에 참가했던 선수들도 이구동성 손연재 갈라쇼의 특별함을 이야기 했다. 그렇기 때문에 리듬체조 선수로서 갈라쇼에서 주요 국제대회에서와 같은 높은 난이도의 연기를 소화하지는 않지만 관객들에게 리듬체조의 묘미를 선사하기 위해서는 개성이 드러나는 멋진 음악과 안무가 버무려진 갈라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고, 갈라쇼 출연진과 군무를 통해 호흡을 맞추는 등 만만치 않은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복잡하고 대규모 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벤트를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기간 개최하는 것은 선수에게나 소속사에게 모두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런 행사를 개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이 대목에서 시선이 향하는 쪽은 역시 갈라쇼를 후원하는 기업 쪽이다. 손연재 리듬체조 갈라쇼는 여러 면에서 ‘피겨여왕’ 김연아의 아이스쇼와 닮아 있다. 공연되는 스포츠 종목이 리듬체조와 피겨 스케이팅으로 다를 뿐이다.
손연재와 김연아라는 스포츠 스타를 앞세워 리듬체조와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스포츠 외에 화려한 무대 장치와 오케스트라, 대중스타 섭외 등에 대규모 지금이 투입되고, 그런 투자를 통해 단순히 특정 스포츠 종목의 갈라 프로그램을 보는 무대를 넘어 리듬체조와 피겨 스케이팅을 테마로 한 편의 거대한 종합 공연예술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점도 닮았지만 공연에 투입되는 대규모 자금을 메인 스폰서인 굴지의 전자회사에서 부담하고 있다는 점도 비교가 된다.
한 스포츠 브랜드 대표가 손연재를 가리켜 ‘김연아 대항마’라고 언급했던 데 대해 김연아의 팬들은 발끈했지만, 김연아의 전 소속사가 손연재의 현 소속사(IB월드와이드)가 같다는 점을 떠올릴 때 김연아의 이름이 나오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어쨌든 손연재는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통해 자신의 상업적 가치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신의 위치를 더욱 더 공고히 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2016년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남은 2년 동안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으로서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위해 지금까지 해 왔던 노력 이상의 노력을 쏟아야 하겠지만 그만큼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지닌 스타로서 인기라는 면에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인기가 커지고 높아질수록 감당해야 할 책임 역시 커질 것이다.
이번 갈라쇼는 손연재가 리듬체조 선수를 넘어 대중적 인기스타로서 앞으로 누릴 전성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무대다. 무대가 크고 화려할수록 그만큼 부담이겠지만 그 모든 것들이 앞으로 손연재가 온전히 감당해야 할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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