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케아의 심장부를 가다3] "집은 성이자 끝없는 여행 같은 것"

엘름훌트(스웨덴)=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입력 2014.10.06 06:00  수정 2014.10.06 13:37

엘름훌트 직원 가정 방문...집 공간을 통한 가족의 행복 추구

융블라드 가족이 화사하게 리모델링 된 집에서 웃고 있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집은 성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은 한순간에 쌓아지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가꿔나가야 합니다."

인구 1만5800명에 불과한 스웨덴의 작은 마을 '엘름훌트'. 이곳에서 스웨덴 1위 기업 이케아가 출발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엘름훌트는 조용하다 못해 스산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집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두는 것은 여느 스웨덴 지역 못지않다. 이는 세계 최대의 홈퍼니싱 기업인 이케아의 심장부가 엘름훌트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스웨덴은 추운 날이 많기 때문에 진지하면서도 진중한, 따뜻한 디자인이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케아 취재 일환으로 엘름훌트에 사는 한 가정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방문했다.

이케아에서 유리 부문 구매 담당 매니저로 일하는 에릭 융블라드(41)는 부인 푸쉬파(42)와 아들 윌리엄(7)과 함께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 구조로 된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융블라드 가족은 2006년 6월 푸쉬파의 어머니 모니카로부터 이 집을 구입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약 100평 규모의 이 집은 겉에서 보기에는 낡은 집처럼 보였다. 실제 이 집은 1967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집 내부로 들어서자 전체적인 화이트 색깔의 인테리어가 화사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고 곳곳에 켜놓은 양초는 따뜻한 이미지를 느끼게 했다. 전혀 오래된 집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에릭은 기자들에게 2006년 입주 당시의 사진을 보여주며 집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설명했다. 2006년 당시 이 집은 갈색의 오래된 나무집이었고, 갈색이다 보니 밝은 이미지가 약했다.

2006년 이전이 빈티지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보다 모던해진 것이다.

융블라드 가족은 이 집에 새롭게 칠을 하고 바닥소재를 바꿔 새집으로 만들었다. 창문 곳곳에는 조명등을 설치하고 이케아 제품은 물론 다양한 브랜드의 가구들로 집을 꾸며 나갔다.

현재 집 곳곳에는 이케아 제품들이 약 50%를 차지할 정도라고 했다.

특히 잔디로만 덥혀있던 집 뒷마당을 수영장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흰색과 갈색의 집 색깔에 코발트블루의 수영장을 만들면서 더욱 시원하고 넓은 이미지를 주는 효과를 냈다.

또 집 곳곳에 불상을 놔두면서 오리엔탈리즘의 정적인 면도 느껴졌다. 불상을 놔둔 이유를 물어보니 종교적인 이유보다 장식적인 측면이 크다고 했다.

1층은 주방과 침실로 활용하도록 했고 지하에는 벽난로를 설치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2층은 손님방으로 꾸며 놨다. 교통이 안 좋은 엘름훌트 지역 특성상, 친구나 친지들이 올 때 자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에릭에게 집에 대한 정의를 묻자 "성과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집은 성과 같은 것이며 성을 가꿔 나가야하는 것처럼 집을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에릭은 집을 꾸미는 것은 "끝없는 여행"이라며 "이를 위해 끝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들여 집을 순식간에 리모델링하는 우리의 현실을 봤을 때 에릭의 말은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그는 8년이 지난 지금도 마치 여행을 하는 것처럼 계속 집을 고쳐나가고 있는 것이다.

융블라드 가족은 이곳에 이사 오기 전 아파트에 살았다고 한다. 살기에 좀 더 편리한 곳은 아파트가 분명하지만 공간을 꾸미고 즐기는 것은 단독주택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한다.

에릭은 "인생은 우리가 꿈꾸는 홈, 바로 집을 창조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모던함과 올드 스타일을 혼합해 가족만의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친구들을 초대해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 나간다"고 말했다.
융블라드 가족의 집 지하에는 벽난로를 설치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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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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