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호, 괴물 하다디 넘고 ‘어게인 2002’ 꿈 이룰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0.03 12:45  수정 2014.10.03 12:52

3일 오후 아시아 최강 이란과 운명의 결승전

전력 열세 뚜렷하지만 단판승부 뚜껑 열어봐야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농구 대표팀이 이제 마지막 고비만을 남겨두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마지막 고비만을 남겨두고 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오후 6시 15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이란을 상대하게 된다.

이란은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사실상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NBA 출신의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주축으로 한 이란 대표팀은 최근 몇 년간 국제무대에서 한국농구에게도 천적으로 군림해왔다.

높이, 파워, 기술을 두루 겸비한 하다디를 제어할 수 있는 선수는 한국에 없다. 골밑의 하다디 외에도 외곽의 니카 바라미, 마흐디 캄라니 등 백코트진의 득점력과 기술도 매우 뛰어나다. 국내 최고의 지장으로 꼽히는 유재학 감독조차도 이란을 상대로는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전력의 열세를 인정했을 정도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을 거는 것은 12년 전의 기억 때문이다. 당시 한국은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NBA 스타 야오밍이 버틴 만리장성 중국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지금의 이란 이상의 전력을 지닌 팀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는 투혼과 끈질긴 수비로 기적을 일궈냈다.

단기전에서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한다. 강력한 우승 후보라던 이란도 준결승에서 한수 아래로 꼽히던 카자흐스탄에 4쿼터까지 끌려가다가 막판에 힘겹게 2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카자흐스탄은 한국이 8강 리그에서 여유 있게 대파했던 팀이다. 비록 이변을 연출하진 못했지만 이란도 결코 완벽한 팀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으로서는 수비로 이란의 공세를 얼마나 차단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변형 지역방어라고 할 수 있는 드롭존은 사실 이란을 가장 염두에 두고 준비한 전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준결승까지 치르는 동안 유재학호의 드롭존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개인 능력이 출중한 가드진을 보유한 팀을 상대로 전반에만 3점슛을 무더기로 얻어맞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맨투맨 수비로 바꾸게 되면 하다디에게 골밑을 장악당할 위험이 크다.

결국 어느 정도는 모험을 걸 수밖에 없다. 골밑과 외곽 둘 다 봉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다른 쪽을 포기하고 하나만 확실히 막는데 올인할 수도 있다.

공격은 외곽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문태종, 조성민 등 외곽슈터들이 이번 대회 컨디션이 대체로 좋은 것은 다행이지만 야투가 막히거나 저조할 경우 전체적인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김선형을 활용한 속공과 함께 빅맨들의 과감한 골밑공략으로 이란의 파울을 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이란의 몇 안 되는 단점이 주축 선수들과 벤치멤버들의 기량 차이다. 서서 하는 공격보다는 모든 선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리바운드에 가담하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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