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뗀 박태환 "미안하다" 3연패 위업 실패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4.09.23 20:51  수정 2014.09.23 20:59

쑨양-하기노에 밀려 3위로 터치패드..큰 기대 못 미쳐

경기 후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 크다"며 아쉬움 토로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유형 200m, 계영 800m에 이어 세 번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마린보이’ 박태환(25)이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주종목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에 머물며 아시안게임 3연패 위업은 이루지 못했다.

박태환은 23일 오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결승전에서 3분48초33의 기록으로 중국 쑨양(3분43초23), 일본 하기노 고스케(3분44초48)에 이어 세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유형 200m, 계영 800m에 이어 세 번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부담이 컸다. 안방에서 치러지는 대회의 압박은 심했다. 게다가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라이벌들과 경쟁을 펼쳐야 했다. 모든 시선은 박태환을 향해 있었다. 박태환 스스로도 “부담감이 커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레이스에서도 드러났다. 1~2위와의 격차는 컸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아시아 기록 보유자 쑨양은 정상에 등극했고, 이미 3관왕을 차지한 일본의 신예 하기노는 은메달을 추가했다.

하기노가 첫 100m 구간까지 선두로 치고 나섰고 이후부터는 쑨양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박태환은 3위로 추격하다 250m 구간에서 2위로 도약, 막판 스퍼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예전의 폭발적인 스퍼트는 볼 수 없었다.

박태환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아쉽다는 말보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힘에 부치는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해야 할 도리인 것 같다”면서도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지난 8월 팬퍼시픽 선수권대회에서는 3분43초15로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 내심 홈에서의 부활을 원했던 게 사실이다.

체력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본인 말대로 준비도 잘 했고, 컨디션도 괜찮았다. 하지만 큰 기대가 낳은 심리적 부담이 너무 컸다. 박태환도 “기대에 부응하려다 보니 욕심아 났고, 거기서부터 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미 한국의 수영 영웅으로서 모든 것을 이뤘다. 한국 수영 역사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최정상에 섰던 박태환은 아시안게임에서만 통산 17개(금6, 은3, 동8)의 메달을 따내는 등 이미 ‘레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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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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