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출신 의원이 말하는 "보좌관이란..."

문대현 기자

입력 2014.09.06 10:08  수정 2014.09.06 10:10

직업적 측면에서 정책활동 및 정무적 감각 요구

의원과 뜻과 꿈을 함께하는 동지적 관계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데일리안DB

국회의원 보좌관은 의원의 모든 일정을 책임질 뿐 아니라 국감 대비 자료수집, 입법 활동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의원을 뒷받침하는 전문직으로 평가된다.

국회의원은 1인당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 7, 9급 비서를 각 1명, 유급 인턴 2명 등 최대 9명의 보좌관을 둘 수가 있다.

하지만 보좌관이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성격을 띠는 것은 아니다. 보좌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거나 의원과의 과거 인연으로 맺어져 ‘동지적’ 관계를 형성하는 등 그 유형은 다양하다.

의정활동 뒷받침하는 전문직 보좌관 “의원 보필 뿐 아니라 정무 감각 필요”

첫 번째는 직업군의 하나로 선택해 보좌관이 되는 유형이다. 이 경우는 각 의원실의 채용공고에 지원하거나 또는 여러 경로를 통한 스카우트로 채용이 되는 경우로서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으로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

지난 7.30 재보궐선거 때 평택을 지역에서 당선된 유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이후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의를 받아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유 의원은 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보좌관은 업무가 많고 고용의 불안정함이 애로사항”이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유 의원의 말처럼 보좌관은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지만 해임이나 징계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늘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보좌관들 사이에서 ‘하루살이 목숨’이라는 하소연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지방선거 경선에서 떨어졌다는 이유로 보좌진들에게 전원 사표를 요구한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경선에 떨어진 이유를 보좌관에게 돌린 것이다.

법적으로 면직유예기간 제도가 없다 보니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아무런 준비 없이 길거리로 내몰리기도 한다. 국회의원이 면직요청서를 제출하기만 한다면 해당 보좌진은 해고의 부당함을 주장하지도 못하고 퇴직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유 의원은 “정책·법안 등 업무가 다양한데 보좌진의 숫자가 한정돼있다 보니 업무가 많은 것이 힘들었다”면서도 “국민들을 위해 정책이나 법안을 만들고 그것이 시행될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직업적 전문성을 갖고 보좌관 생활을 했던 유 의원은 보좌관에 대해 보다 정책적으로 설명했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힘과 동시에 정무 감각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좌관은 의원을 대신해 언론을 상대하고 정책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행정부 관료들과 지역구 주민들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두루 만나는 등 실질적으로 대변인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국정감사 시 대정부질문이나 법안 발의도 대부분 보좌관을 통해 이루어지다보니 보좌관의 정무적 감각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유 의원은 “국회라는 곳이 정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정책에만 몰입하기보다 정무적인 분야와 균형감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좌관을 꿈 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했다.

민주화운동으로 시작된 인연 “국회의원과 보좌관은 상명하복 아닌 동지적 관계”

유 의원처럼 직업적인 측면에서 보좌관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과거 시민운동 당시 정치적 목표를 함께 하며 동지적 의미로서 보좌관이 된 케이스도 존재한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유은혜 의원은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새천년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던 2002년부터 1년 간 보좌관으로 재직한 바 있다.

유은혜 의원은 이 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김 전 고문과 국회의원과 보좌관으로 시작한 관계가 아니다”라며 “그가 가졌던 가치와 정치를 하는 목표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함께 해왔던 사람이었기에 동지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김 전 고문이 정치에 입문하기 이전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라는 단체에서 만나 10년 이상 인연을 쌓아왔다”며 “일반적인 국회의원과 보좌관의 관계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보좌관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국회의원을 보필하며 정치적 활동을 하는 사람을 먼저 떠올리지만 유은혜 의원의 경우처럼 노동 분야나 시민사회 운동 등 특정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러한 경우 보좌관은 의원을 돕고 보좌하는 역할을 뛰어넘어 의원의 가치와 정치적 목표를 함께 실현하는 동지적 관계로서 함께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유은혜 의원이 바라보는 보좌관은 직업적인 측면으로 바라보는 시각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는 의원과 보좌관을 상명하복의 관계가 아닌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동지라고 표현했다.

그는 “국회의원과 보좌관은 한 팀이며 의원이 링에 오르는 대표선수라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가지고 본인의 꿈도 실현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나는 ‘모신다’는 표현을 싫어한다”면서 “의원과 보좌진은 함께 꿈을 실현하고 각자의 일과 역할이 존중되는 연대 의식을 가지는 것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300명에 달하는 각 의원의 의원실마다 분위기는 모두 다르지만 자율적으로 각자의 일에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신뢰를 전제로 업무를 하는 것이 본인이 원하는 의원과 보좌관의 관계라는 설명이다.

유은혜 의원은 보좌진 내 팀워크의 중요함을 강조하며 “서로의 자발성과 관계를 잘 인용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시스템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며 자신의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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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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