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550평 규모라지만 실제 전시면적 작아보여...소프트웨어 부족해 개성과 재미 없어
지난 18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정식 오픈한 현대리바트 스타일샵.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최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전시장을 오픈한 현대리바트 스타일샵(이하 아이파크몰 전시장)을 지난 30일 찾아갔다.
이 전시장은 5100㎡(약 1550평) 규모로 기존 현대 리바트 매장 중 가장 큰 곳이라고 한다.
이 규모는 한샘 플래그샵 목동점(연면적 5680㎡)과 맞먹는데다 한 층에서 모든 걸 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실제 전시장을 둘러 봤을 때 1550평이라고 보기에는 실제 전시 면적이 커 보이지 않았다. 매장 직원 역시 전시장 규모는 800평 정도라고 언급했다.
주말에다 오픈 초반 프로모션을 많이 하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파크몰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많이 보였다. 특히 결혼시즌을 앞두고 예비 신혼부부들의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매장 구성은 크게 주방가구, 침대 매트리스, 거실, 키즈룸, 홈오피스, 생활용품샵 등으로 나눠져 있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실제 매장을 둘러본 개인적 소감은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10분도 채 되기도 전에 나가고 싶을 정도였다.
우리나라 국민 다수가 아파트에 살고 있고 비슷한 주거 형태를 가지고 있다지만, 어찌 이리 가구 구성을 똑같이 해놨는지 모를 일이다.
매장의 절반 이상을 침대, 옷장, 소파 등으로 꾸며 놨다. 구성이나 디자인도 비슷하다.
올해 말 한국에 들어오는 이케아의 가구 매장 전시는 그나마 '스토리'가 있다. 쇼핑 호스트의 방을 콘셉트로 방에 옷장을 많이 구성해 놓는다거나, DJ의 방은 오디오나 CD를 많이 비치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는다거나 방을 콘셉트에 맞게 아기자기하게 꾸민다.
그래서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은 굳이 뭔가를 구매하지는 않더라도 그 안에서 몇 시간을 놀다오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온다.
하지만 아이파크몰 전시장은 그냥 판매를 위한 곳이지 현대리바트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위한 곳이 아니다.
직원들도 임시직이 많은지 고객 응대가 프로페셔널해 보이지 않았다. 설명보다는 '뭐가 필요하세요'라고 묻는 게 우선이다. 차라리 아케아처럼 직원들을 많이 두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거기다 대부분의 가구 컬러도 베이지색을 바탕으로 거기서 조금 어둡고 밝은 정도가 대부분이다. 개성 없는 가구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현대리바트의 가구 디자인을 보면 북유럽 스타일의 간결성이 느껴져 무난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어떤 철학이 느껴지거나 프로페셔널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마치 학생이 디자인한 가구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양성과 혁신성이 부족하다. 현대리바트 디자인 철학을 빨리 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결국 아이파크몰에 초대형 매장을 오픈했다고 하지만 하드웨어만 크지 그 안을 채울 소프트웨어는 극히 부족해 보였다. 그래서 이런 저런 가구들을 모두 가져다 채워놓은 느낌이다.
또 기존 가구 전시장이 라이프스타일샵으로 가고 있는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아이파크몰 전시장은 여전히 가구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보였다.
현대리바트가 수입 전개하는 이태리 소파브랜드 M&D.ⓒ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그나마 아이파크몰에서 새로웠던 것은 키즈가구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과 'M&D'라는 이태리 소파와 '제데레(ZEDERE)'라는 태국 리클라이너 의자를 수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리바트는 최근 0세부터 9세까지 아동을 타깃으로 한 '리바트 키즈'를 론칭하고 아이파크몰과 압구정 등에 매장을 오픈했다. 기존 국내 가구 회사들이 키즈가구에 소홀한 측면이 있는데, 현대리바트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또 현대리바트가 수입 가구를 시작했다는 점도 고급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특히 제데레는 리클라이너 의자로 유명한 노르웨이 브랜드 '스트레스리스'에 납품하는 회사라고 한다. 스트레스리스보다 비슷한 기술력에 가격은 저렴했다. 스트레스리스는 에이스침대가 수입을 하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다만 M&D나 제데레 모두 2종류의 소파나 의자 밖에 수입하고 있지 않아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국내 가구업체들이 매장을 대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 말 국내에 들어오는 이케아의 영향이 크다.
이케아가 경기도 광명에 초대형 매장을 오픈하니 부랴부랴 대형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또 비록 이케아와 규모로서 경쟁하기는 힘들지만 향후 이케아에 불만이 있는 고객들이 한샘과 현대리바트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이케아 진출로 인해 향후 가구 시장은 비브랜드의 브랜드화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고, 한샘과 현대리바트 역시 그 수혜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아이파크몰 전시장을 둘러봤을 때 과연 현대리바트는 이케아 공습을 막을 준비가 됐는지, 아니면 이케아에 실망한 고객을 붙잡기 위한 준비가 됐는지 묻고 싶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