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19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프로야구 홈 경기에서 0―0 맞선 1회말 2사 3루에서 LG 선발 류제국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비록 LG에 5-7로 아쉽게 패했지만 박병호는 지난 15일 목동 두산전 38·39호 대포를 터뜨린 뒤 2경기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2010년 롯데 이대호(소프트뱅크/당시 44개) 이후 4년 만에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국내 타자로는 장종훈(빙그레), 이승엽(삼성), 박경완(현대), 심정수(현대), 이대호에 이어 역대 6번째다.
박병호는 지난해 세운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한 해 만에 경신하며 3년 연속 홈런왕 등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내친김에 박병호는 꿈의 기록으로 불리는 50홈런 고지에도 도전장을 던질만하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50홈런은 총 세 차례 나왔고, 단 2명의 선수만이 이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이 1999년(54개)과 2003년(56개)에 걸쳐 유일하게 두 번 대기록을 달성했고, 심정수는 2003년(53개)에 이승엽과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쳤다. 박병호가 역대 4번째로 50홈런 타자에 등극한다면 무려 11년만이다.
올 시즌 넥센의 전 경기에 출장한 박병호는 102경기 만에 40홈런 고지에 올랐다. 2.55경기당 1개씩 터지는 셈이다. 현재 넥센이 26경기를 남겨둔 만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50홈런 달성이 유력하다. 이승엽이 세운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 56개까지는 다소 어렵지만 특유의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병호는 7월(19경기 4홈런)을 제외하면 시즌 내내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2경기 이상 연속경기 홈런만 7차례, 한 경기 멀티홈런도 5차례나 될 만큼 몰아치기에도 강하다. 홈런 페이스가 절정에 달했던 5월에만 24경기에서 14개의 아치를 그리기도 했다.
체력적으로 전혀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고 팀도 포스트시즌 안정권이라 박병호가 충분히 개인기록에 집중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홈런 2위(35개)로 박병호 뒤를 추격하고 있는 동료 강정호의 존재는 자극을 주는 경쟁자인 동시에 든든한 조력자이기도 하다.
극심한 타고투저 양상의 2014 프로야구에서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박병호가 쟁쟁한 외국인 타자들을 제치고 먼저 40홈런 시대의 부활을 알렸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박병호가 3년 연속 홈런왕과 50홈런 기록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면, MVP 3연패 또한 가시권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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