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지난 8일 종가기준으로 8.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피 대비 9.87% 포인트가 초과 하락한 수준이다. ⓒ 삼성전자
국내 증시의 대장주이자 상장사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던 삼성전자가 최근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상장사들의 실적발표 때마다 사상최대 실적으로 독주가 두드러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시원찮은 분기 실적 여파로 좀처럼 상승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종가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8.9%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 대비 9.87% 포인트가 초과 하락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규모도 올초 192조8100억원에서 이달 8일 기준 184조1200억으로 4.5% 감소했다. 시총 규모로 따지면 7개월여만에 8조6900억 정도가 줄어든 셈이다.
이날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8.07%를 차지하며 여전히 대장주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는 지수가 1% 오를때 삼성전자가 1.5% 정도 오르며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했었다면 작년 2분기를 고점으로 시장보다 약해지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여지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조금씩 시장 기대보다 낮아지는 흐름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대비 약해지는 신호들이 지난 2004년부터 2007년사이에도 감지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2004년 10.6%p, 2005년 7.7%p, 2006년 11%p, 2007년 41.6%p로 4년에 걸쳐 코스피 보다 약세를 기록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삼성전자는 시장 대비 강해지는 사이클로 진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을 고점으로 삼성전자의 방향성 자체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부분에서 조금씩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분기마다 깜짝 실적으로 우상향하던 주가도 올들어 매분기마다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실망감이 고스란히 반영돼있다.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최근 2년새 가장 최악인 7조 수준에 머물렀고 3분기에도 모바일 부문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주가는 연일 낙폭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찌감치 이러한 부진이 예상됐던 지난 6월 말에 삼성전자의 상대적 주가 비율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에 집중됐던 시장 분위기가 완화조짐을 보이면서 오히려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에 코스피가 삼성전자의 실적이나 주가에 크게 휘둘려 왔던 만큼 최근 삼성전자 하락에 코스피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코스피 하방이 그만큼 튼튼하다는 증거"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도 금융, 증권, 보험, 자동차업종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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