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간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21)는 팀 동료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듯했다. 알제리는 후반 심각한 체력저하 현상을 노출했다.
벨기에는 18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마루앙 펠라이니와 드리스 메르텐스 연속골에 힘입어 알제리를 2-1로 격파했다.
경기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벨기에 루카쿠는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패스 지원을 받지 못했다. 최근 ‘백인 공격수’ 케빈 미랄라스(27)와 주먹다짐까지 갈 뻔한 다툼의 후유증을 의심할 만했다. 실제로 이날 벨기에 백인 미드필더들은 '흑인 공격수’ 루카쿠에 패스를 꺼리는 인상이 짙었다.
그 결과, 고립된 루카쿠는 후반 13분 디보크 오리지와 교체됐다. 오리지도 흑인 공격수지만, 오리지는 케빈 미랄라스와 싸운 적이 없다.
루카쿠의 사정은 딱해 보인다. 그러나 한국으로선 안도의 숨을 내쉴만하다. 피지컬에 기술까지 갖춘 루카쿠는 ‘상성’상 한국이 막기 어려운 공격수다. 지금처럼 벨기에 공격진 내 미묘한 갈등이 계속된다면 벨기에는 자멸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알제리는 벨기에전에서 후반 20분부터 급격한 체력저하 현상을 노출했다. 허리진부터 뛰지를 못해 상대팀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다.
벨기에 빌모츠 감독은 이를 간파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드리스 메르텐스(27·나폴리)을 교체 투입해 알제리 측면을 노렸다. 의도는 좋았다. 메르텐스의 빠른 드리블 돌파에 알제리 수비진은 와해됐다.
알제리는 후반 25분이 경과하자 아예 걷다시피 했다. 벨기에의 역전은 시간문제였고 펠라이니가 후반 25분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35분 카운터어택 상황에서 메르텐스이 통렬한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역전당한 알제리는 후반 39분, 나빌 길라스를 교체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지만, ‘저질체력’ 탓에 공격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호에게 벨기에는 넘보기 힘든 상대가 아니다. 수비진은 발이 느리고 공간을 자주 허용한다. 또 압박수비에 허둥지둥 거린다. 공격진은 불협화음 낌새가 감지됐다. 알제리도 공수가 정돈된 팀은 아니었다.
한국이 18일 오전 7시 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무난히 넘긴다면,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는 해도 좋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