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롱대롱' 홍명보호, 4년 전 ‘반성문 열풍’ 불게 하라

우려와 논란 딛고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반등 기대

"3전 전패하라" 비웃음 극복한 오카다호 사례 떠올라

러시아전을 시작으로 브라질월드컵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우려와 논란 속에도 꿋꿋이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을 향해 뛰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마이애미서 치른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4 대패한 홍명보호는 지난 12일(한국시각) 베이스캠프를 차린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에 도착, 기죽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결전의 땅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며 “가나전 패배(0-4)의 분위기는 대표팀에 남아있지 않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출정식’ 겸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하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고, 전지훈련지 마이애미서 치른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는 0-4 대패로 큰 실망을 안겼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추도 분위기도 있었지만,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역대 월드컵대표팀 가운데 이처럼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했던 때도 없다.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에 도착해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지만, 계속된 무득점 완패로 월드컵 16강 진출을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또한, 평가전에서의 무색무취에 가까운 전술은 홍명보 감독의 진화 노력을 덮고 있다.

국민들의 우려를 씻으려면 4년 전 일본처럼 러시아전부터 완전한 반전이 따라야 한다.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평가전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일본 국민들과 언론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지만 끝내 그것을 극복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오카다 감독을 비판하며 “희망이 없다. 3전 3패로 돌아오지 않으면 다행이다”며 일본 대표팀 경기력에 의문을 제기했고, “오카다 감독이 일본 축구를 망쳤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일본 축구팬들도 “이게 일본축구인가. 남아공에 가야 하는 이유도 찾기 어렵다”고 비웃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일본 대표팀은 180도 달라졌다. 졸전을 거듭하던 이전 경기력은 찾아볼 수 없었고, 강한 압박과 패스 축구를 바탕으로 당당히 조 2위(2승1패)에 오르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에서는 파라과이와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아쉽게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일본 축구를 바라보는 일본 언론과 국민들은 오카다 감독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일본이 16강 진출에 성공하자 일본 언론과 국민들은 “우리가 오카다 감독을 너무 믿지 못했다. 반성한다”며 “오카다 감독을 비난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그래도 이렇게 기분 좋은 사과는 처음”이라며 열도가 반성문 열풍이 불기도 했다. 오카다 감독은 이에 대해 “단지 친선전은 본선을 위한 훈련과정이었을 뿐”이라며 그동안의 비판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4년이 흐른 현재, 홍명보 감독은 오카다 감독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경기력과 전술로 월드컵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고, 한국 축구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하다. 이런 부정적이고도 비관적 기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뛰어난 경기력과 투지 못지않게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오카다 감독이 남아공에서 보여준 예상치 못한 반등이 브라질월드컵에서 홍명보호에도 일어난다면, 기분 좋은 반성문을 쓸 준비는 되어 있다.

▲대한민국(FIFA랭킹 57위)
월드컵 출전 횟수 : 9회(1954, 1986, 1990, 1994, 1998, 2002, 2006, 2010, 2014)
월드컵 최고 성적 : 4위(2002)

◆H조 조별리그 일정(한국시각)
6.18(수)/01시 벨기에 vs 알제리 (벨루오리존치 / 에스타디오 미네이랑)
6.18(수)/07시 러시아 vs 대한민국 (쿠이아바 / 아레나 판타날)
6.23(월)/01시 벨기에 vs 러시아 (리우 데 자네이루 /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
6.23(월)/04시 대한민국 vs 알제리 (포르투 알레그레 /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
6.27(금)/05시 대한민국 vs 벨기에 (상파울루 / 아레나 데 상파울루), 알제리 러시아 (쿠리치바 / 아레다 바이사다)

◇대한민국 월드컵 최종명단
GK=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

DF=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히로시마), 이용(울산), 박주호(마인츠),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MF=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선덜랜드), 한국영(가시와 레이솔), 이청용(볼튼), 김보경(카디프 시티), 지동원(아우크스 부르크), 하대성(베이징), 박종우(광저우 부리)

FW=박주영(왓포드), 김신욱(울산),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