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임창용은 2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행보에 점차 탄력이 붙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이 무색하게 쾌조의 6연승을 달리며 선두 탈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개막 후 초반 14경기에서 5승 9패에 그쳤다. 순위는 한때 7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이후 벌어진 최근 14경기에서는 무려 12승 2패다.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오른 삼성은 어느덧 1위 넥센 히어로즈를 1경기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잠자던 사자가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는 반응이다. 삼성은 통합 3연패를 차지한 지난 세 시즌도 발동이 다소 늦게 걸린 편이었다. 초반 부진할 때면 늘 연례 행사처럼 위기설이 따라붙곤 했지만 언제나 삼성은 뒷심을 발휘해 시즌이 끝날 때쯤 항상 1위 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올해도 삼성의 초반 성적에 큰 의미를 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삼성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안정된 마운드와 수비에서 비롯된다. 외국인 타자 등의 영향으로 '타고투저' 현상과 불펜 수난이 속출하고 있는 프로야구에서 유일한 예외가 삼성이다.
삼성의 트레이드마크인 지키는 야구는 올해도 유효하다. 역전극이 속출하고 있는 프로야구에서 올 시즌 7회 이후 역전패가 단 한 번도 없는 유일한 팀이다. 일본으로 떠난 오승환의 공백을 미국에서 귀환한 원조 수호신 임창용이 잘 메우고 있다. 임창용은 2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임창용과 선발진을 연결하는 중간계투와 셋업맨도 든든하다.
타선의 힘도 이에 못지않다. 특정타자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는 대신 찬스에서의 응집력과 몰아치기는 단연 돋보인다. 역전패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 반면 역전승에 강한 것은 타선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0-4로 뒤지다 9회초 2안타와 사구 6개로 대거 5점을 얻으며 5-4의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삼성은 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는 홈런포 4방을 쏘아 올리는 화력쇼를 과시하며 12-2 대승을 거뒀다. 이날 두산 선발이 삼성을 상대로 통산 3승1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한 유희관이었다는 것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4연승을 달리던 유희관은 6.1 이닝 동안 홈런 4개를 얻어맞으면서 개인통산 최다인 8실점하고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유희관을 상대로 타율 0.214로 약했던 박석민이 두 개의 홈런 포함 3타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나바로와 최형우도 하나씩을 때렸다. 삼성 특유의 분석야구도 한몫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삼성의 전력분석팀은 유희관의 투구패턴을 철저하게 분석해 지난해 삼성 타자들이 유희관에게 타이밍 싸움에서 당한 것을 파악했다. 삼성 타자들은 이날 공격적인 스윙과 함께 유희관의 볼 배합을 역으로 이용하는 노림수로 성공을 거뒀다.
전력이 예년 같지 않다는 우려 속에서도 삼성은 여전히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켜내며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상대에게 빈틈을 쉽게 허용하지 않은 삼성 야구 특유의 치밀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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