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사건'으로 실형 판결을 받았던 강기훈 씨(51)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13일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는 자살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이 확정됐던 강 씨의 재심에서 22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유서대필 사건은 1991년 5월 노태우 정권의 퇴진을 외치던 전국민족민주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 씨가 서강대 본관 옥상에서 분신하고 투신자살하자 검찰이 김 씨의 동료인 전민련 총부무장 강 씨를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김 씨 유서와 강 씨 진술서 등의 필적 감정 결과를 근거로 강 씨에게 자살방조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그리고 이듬해 7월 강 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994년 8월 만기 출소했다. 2007년 11월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김씨가 스스로 유서를 작성한 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국과수의 재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재심을 권고했고, 이후 강 씨는 법원에 재심 개시를 청구해 2012년 10월부터 이날까지 재판을 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1991년 당시 국과수 감정 결과는 신빙성이 없고 검찰의 다른 증거만으로 김 씨의 유서를 대신 작성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공소 사실에 대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강 씨의 이적표현물 소지(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은 재심 대상이 아니라며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강 씨는 이미 만기 복역해 출소했으므로 징역형을 살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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