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계륵' 마타, 자칫 맨유 불행의 씨앗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1.28 09:32  수정 2014.01.28 09:43

스트라이커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서 최적

현 맨유 전술에서는 어려워..가가와가 좋은 예

맨유에서 마타의 전술적 활용도 역시 논란이 되는 대목이다.ⓒ

7위까지 추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반전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라이벌’ 첼시의 에이스로 활약해오던 후안 마타의 영입(이적료 3700만 파운드)은 비단 맨유뿐만 아니라 시즌 후반기 리그 판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변수로 꼽힌다.

현재 리그 우승경쟁에서 멀어진 맨유의 현실적인 목표는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다. 투톱 웨인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를 뒷받침할 제3의 공격자원이 부족한 맨유로서는 이미 EPL에서 완벽하게 검증을 마쳤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마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첼시는 비록 팀의 주축 선수를 내줬지만 아쉬울 게 없다. 올 시즌 첼시의 지휘봉을 다시 잡은 무리뉴 감독은 전임 감독 체제에서 중용되던 마타를 벤치로 밀어내고 오스카를 플레이메이커로 선택,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미 맨유가 우승권에서 멀어진 데다 올 시즌 두 번의 리그 대결을 마친 뒤라 당장 마타를 내줘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위험은 거의 없다. 오히려 마타의 이적료로 네먀냐 마티치와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하는데 지출한 자금까지 회수했다.

더구나 맨유는 아스날, 맨시티 등 리그 우승권의 강호들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4위권 진입을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입장이고, 그만큼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첼시에도 이익이 된다. 이런 속사정 때문에 마타의 맨유행이 확정된 이후 아스날 아르센 벵거 감독이나 맨시티 페예그리니 감독 등은 무리뉴 감독과 첼시의 행태가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가정은 마타가 맨유 유니폼을 입고 지난 시즌 첼시에서만큼의 활약을 재현한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하다. 마타의 실력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당장 맨유에서 강렬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현재 맨유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 사실 가장 보강이 시급한 포지션은 오히려 중앙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이었다. 1월 이적시장이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맨유의 대형 스타 영입은 마타가 유일했다.

마타의 전술적 활용도 역시 논란이 되는 대목이다. 마타는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트라이커 아래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받을 때 최적의 기량을 발휘한다.

맨유는 첼시와는 기본적인 전술 시스템이 다르다. 루니와 판 페르시를 투톱으로 함께 최전방에 세우는 4-4-2 시스템이 맨유의 ‘제1의 옵션’이다. 마타와 포지션이 비슷한 가가와 신지가 맨유에서 루니의 백업멤버에 그치며 계륵으로 전락한 이유다.

마타를 루니-판 페르시와 함께 3톱 형태로 투입한다면 공격력 강화는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늘어난다. 마타는 수비가담에 적극적인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현재도 맨유에 중앙을 커버할 노련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더 많은 실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맨유 윙어들이 부진한 것을 떠올릴 때, 마타를 측면에 투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그만큼 마타의 활동반경이 제한돼 최적의 기량을 펼치기 어렵다. 가가와가 맨유 시스템에 맞추느라 종종 윙어에 배치됐지만 도르트문트 시절의 기량을 재현하지 못한 것이 적절한 예다.

에이스 루니와 판 페르시 중 한 명을 벤치로 돌리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모두 컨디션이 좋다면 최상의 조합이지만 최근 들어 부상이 잦은 데다 팀의 거듭된 부진, 모예스 감독과의 미묘한 관계 등으로 맨유에 대한 애정이 예전 같지 않다. 맨유가 대대적인 변화를 각오하고 있다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마타를 중심으로 새판짜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맨유는 29일 김보경 소속팀 카디프시티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가 마타의 맨유 데뷔전이자 루니와 판 페르시의 부상 복귀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큰 기대를 모은다. 마타가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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