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올라 센데로스' 스위스 장신포 막아라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3.11.15 07:56  수정 2013.11.15 17:04

독일 월드컵 당시 헤딩으로 선제골 내줘

세트피스 실점 잦은 대표팀 수비에 경종

[한국-스위스전]장신을 활용한 공격이 뛰어나고 키가 작다고 해도 점프가 좋은 데다 체격이 탄탄해 스위스의 세트플레이는 경계대상 1호다. ⓒ 연합뉴스

지난 2006년 6월 24일 오전(한국시각), 독일 하노버서 열린 한국과 스위스의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매우 뜨거웠다.

토고를 꺾고 프랑스와 비겨 1승1무를 기록 중이던 한국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와 비기고 토고를 꺾고 1승1무에 골득실차로 선두를 달리던 스위스 모두 16강 진출을 가리는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2무로 조 3위로 밀려나 있었지만 토고전 완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어 이 경기에서 진다면, 16강 진출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치던 중 전반 23분 박주영(아스날)이 파울을 범해 내준 프리킥 상황에서 페널티지역에서 붕 떠오른 한 스위스 선수가 있었다. 이 선수는 곧바로 헤딩을 했고 공은 그대로 한국 골문으로 들어갔다. 헤딩 과정에서 이 선수는 최진철과 머리를 부딪혔다. 최진철은 머리에 붕대를 감아야만 했다.

바로 스위스의 중앙 수비수 필립 센데로스(28·풀럼)다. 독일월드컵 당시에는 아스날에 있었지만 지금은 풀럼에 있다. 그때 21세에 불과했던 유망주는 지금은 20대 후반의 나이로 스위스의 중앙 수비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56위)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7년 5개월 만에 스위스(FIFA랭킹 7위)를 만난다. 스위스는 한국 축구의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무산시킨 장본인이기에 관심이 뜨겁다.

뜨거운 관심만큼 7년 5개월 전에 뛰었던 선수들의 면면에도 눈길이 간다.

스위스는 13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수비수 히카르도 로드리게스(21·볼프스부르크)와 미드필더 발론 베라미(28·나폴리)를 비롯해 세르단 샤키리(바이에른 뮌헨), 슈테판 리히스타이너(유벤투스), 요한 주루(함부르크)가 빠지긴 했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조별예선에서 10전 무패(7승3무)로 본선행(조 1위)을 확정한 위력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쉽게도 한국 선수들 가운데는 당시 뛰었던 멤버가 출전하지 않는다. 현역에서 은퇴해 스위스와 평가전에서 은퇴 기념식을 갖는 이영표가 전부다. 박주영은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반면, 스위스에는 2명이 있다. 바로 센데로스와 트란퀼로 바르네타(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다. 바르네타 역시 독일월드컵 당시에는 21세의 젊은 유망주였다. 어느덧 A매치 71경기를 뛰어 100경기 출전을 바라보는 팀의 중추가 됐다.

그래도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은 센데로스에 실릴 수밖에 없다. 골을 넣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독일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의 중앙 수비진은 최진철과 김진규(FC서울)가 맡았다. 김진규는 당찼지만 어렸기에 2002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 최진철 경험을 바탕으로 수비의 안정화를 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진철 역시 센데로스의 헤딩슛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한 순간에 공격에 가담해 장신(188cm)을 활용한 헤딩슛을 막을 수 없었다. 최진철이 함께 떴지만 센데로스의 머리와 부딪혀 출혈 부상을 입었고 공은 속절없이 한국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골은 스위스의 선제 결승골이 됐다.

스위스에는 센데로스만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장신을 활용한 공격이 뛰어나고 키가 작다고 해도 점프가 좋은 데다 체격이 탄탄해 스위스의 세트플레이는 경계대상 1호다.

이런 점은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실점이 잦은 현재 대표팀 수비진에도 경종을 울린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종종 실점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비진이 안정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점이 수비만의 실수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대표팀의 수비진은 종종 슈팅하는 선수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공수에서 나아진 움직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비에서 나아진 움직임을 보이려면 세트플레이에서 안정된 수비를 하는 것이 첫 번째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알 샤밥),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이 있는 중앙 수비진의 호흡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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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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