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3인방, 프로무대 안착 ‘실력은 역시 진국’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3.11.04 15:28  수정 2013.11.04 15:34

김종규·김민구·두경민, 데뷔하자마자 주전 꿰차

체력·조직력 변수, 프로농구 판도변화 예의주시

경희대 3인방 김종규(왼쪽부터), 김민구, 두경민. ⓒ 창원 LG /전주 KCC /원주 동부

지난 시즌 프로농구는 경희대 졸업반 '빅3'(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의 진로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시즌 판도보다 대형 신인들의 향후 진로가 더 주목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면서 빅3가 '프로 경기력 하락의 주범'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올 시즌 마침내 기대 속에 프로무대에 등장한 빅3는 진가를 드러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베일을 벗은 대형신인들의 기량은 왜 프로구단들이 이들의 영입에 목을 맸는지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셋 중에서 가장 먼저 데뷔전을 치른 두경민(원주 동부)이 5경기 평균 14.8득점 3개의 3점슛을 올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5일 KT전에서는 첫 투입된 2쿼터 5분 만에 14점을 몰아넣는 파괴력을 선보이며 역대 신인 중 가장 화려한 데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충희 감독은 두경민을 팀의 주요 득점원으로 중용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두경민의 데뷔와 동시에 동부가 5연패의 부진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두경민에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아시아선수권의 스타 김민구(전주 KCC)가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김민구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3경기에서 12.0득점 6.3도움 3.7리바운드의 성적에서 보듯 공수 양면에서 고른 활약이 돋보인다.

1번에서 3번까지 두루 소화 가능한 김민구는 강병현, 김효범 등과 호흡을 맞춰 경기 리딩과 슈터의 역할을 두루 넘나드는가하면, 상대 에이스급 선수를 전담하는 수비수로서의 재능도 보이고 있다.

2일 오리온스전에서는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전태풍이 김민구의 수비에 꽁꽁 묶여 짜증이 나자 팔꿈치로 김민구의 얼굴을 때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김민구의 가세와 함께 KCC는 최근 3연승행진을 달리며 복덩이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순위 김종규(창원 LG)는 동료들에 비해 다소 늦은 11월부터 실전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학리그와 국가대표팀 등을 오가며 체력적 부담이 컸던 김종규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배려였다.

1일 안양 KGC 인삼공사전에서 20분 정도를 소화하며 9득점 6리바운드로 예열을 마친 김종규는 3일 선두를 달리 고있는 SK전에서 34분을 소화하며 20득점 9리바운드의 맹활약으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오세근에 이어 지난해 신인왕 최부경과의 맞대결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괴물신인의 진가를 입증했다.

대형신인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농구팬들은 특급 선수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던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또 한 번의 황금세대를 기대하고 있다. 아직 손발을 맞춘 시간이 길지 않아 조직력이나 체력적인 면에서 불안요소가 남아있지만 기량만큼은 진국임을 증명한 신인들의 활약이 올해 프로농구 판도는 더욱 흥미롭게 달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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