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 모비스 유재학호, 대전현대와 어깨?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3.10.12 08:51  수정 2013.10.12 08:56

1998-1999 대전현대 외 출범 17시즌 째 2연패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 전력 건재해 연속 제패 기대

울산모비스 유재학 감독. ⓒ 데일리안 DB

'2013-14 프로농구 개막'

프로농구에서 연속 우승은 결코 쉽지 않다.

출범 17시즌 째를 맞이하는 프로농구에서 2년 연속 챔피언전 우승에 성공한 팀은 1998-1999시즌을 연속 제패한 대전 현대(현 전주 KCC) 뿐이다. 이상민이 이끌던 대전 현대는 정규리그 3연패(1998~2000)를 차지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이후 원주 동부(2000~2005)와 전주 KCC(2009~2011)가 챔프전에 3년 연속 진출했지만, 모두 한 시즌을 사이에 두고 징검다리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팀도 다음 시즌 전력보강을 이루기 쉽지 않은 한국농구 구조 속에서 연속 우승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 시즌 2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은 울산 모비스다. 유재학 감독이 2004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는 모비스는 벌써 3번(2007, 2010, 2013)이나 정상에 등극, KBL 최고의 명가로 입지를 다졌다. 전신 부산 기아 시절까지 포함하면 4회 우승이다.

그러나 모비스는 다소 기복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우승 직후 다음 시즌 중하위권으로 추락한 경우도 많았다. 양동근, 함지훈, 김효범 등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우승 후 군에 입대하거나 이적, 팀을 리빌딩해야 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모비스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 직후 큰 전력누수 없이 새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 시즌 주전가드로 활약했던 김시래가 로드 벤슨과의 트레이드 후속 조치로 우승 직후 LG로 이동한 것이 유일한 손실이다.

하지만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 등 기존 주전들이 건재한 데다 외국인선수마저 지난 시즌 활약했던 벤슨-라틀리프와 모두 재계약했다. 팀 자체를 개편할 수준의 리빌딩은 없다. 선수구성도 전술도 지난 시즌의 색깔을 그대로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올 시즌이 지난 시즌에 비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유 감독은 "이 멤버로 우승하지 못하면 내 잘못"이라고 할 만큼 우승을 확신했다. 실제로 챔프전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SK를 4-0 완파하고 퍼펙트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정도의 호언장담을 들을 수 없었다.

문제는 경쟁팀들의 전력향상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별다른 전력보강 요소가 없는 모비스에 비해 거의 모든 팀들의 전력이 상향평준화됐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겨룬 SK도 건재하고, 신인드래프트를 통한 전력을 크게 업그레이드 한 LG와 동부가 다크호스다. KGC 역시 부상으로 한 시즌 날린 오세근의 복귀만으로도 엄청난 전력보강 효과를 예상한다.

모비스의 또 다른 불안요소는 유재학 감독의 장기간 공백이었다.

유 감독은 비시즌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아시아선수권에 총력을 기울이느라 팀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다행히 외국인선수를 비롯해 선수 자원의 큰 변화가 없었고, 전지훈련을 통해 공백기를 만회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체적인 시즌 구상과 준비는 예년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모비스는 전력의 장단점이 이미 상대팀에 충분히 노출된 팀이다. 문태영은 지난 시즌 노쇠화 조짐을 드러냈고, 함지훈도 수비자 3초룰 변경 이후 골밑 위력이 많이 반감됐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양동근은 올해도 1,2번을 오가며 고군분투해야한다. 김시래가 떠난 빈자리에서 김종근이나 이지원 같은 백업 자원들이 양동근의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