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3 쿱, 아반떼 쿠페와는 다르다"

박영국 기자

입력 2013.09.10 17:12  수정 2013.09.10 17:16

1.6ℓ 터보엔진과 2.0ℓ 가솔린 엔진의 차이 결정적

K3 쿱 주행장면.ⓒ기아자동차

“K3 쿱과 아반떼 쿠페는 외양적 측면에서 고객들이 차이를 판단할 것으로 생각된다. 터보 모델의 유무도 차이점이다. 소비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상무)은 10일 파주 헤이리 요나루키에서 열린 K3 쿱 미디어시승회에서 기아차와 현대차의 준중형 쿠페 모델의 차이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형제 회사의 형제 모델이라는 사실을 의식한 듯 과거 자사 모델과 경쟁사 모델을 비교할 때와는 달리 조심스런 어조였지만, K3 쿱의 확실한 우위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사실, K3 쿱이 아반떼 쿱과 같은 물에서 논다는 것은 기아차로서는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날 기아차는 K3 쿱의 시장 환경 조사 자료를 통해 같은 준중형 파생모델 중 아반떼 쿠페가 차지하는 월간 시장 규모를 50대로 잡았다. 출시 5개월 밖에 안된 모델의 월간 판매실적이 50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는 얘기다.

K3 쿱의 전신인 포르테 쿱이 단종을 앞두고도 월간 200대 가량의 판매실적을 유지해 왔음을 감안하면, 아반떼 쿠페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서춘관 상무는 이날 K3 쿱의 연간 판매목표를 7000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월간 583대, 어림잡아도 아반떼 쿠페의 열 배 이상이다. 판매목표만 봐도 기아차가 두 모델의 ‘레벨’ 자체가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자신감은 쿠페 차량에 걸맞은 충분한 출력을 제공하는 터보엔진에 근거한다. K3 쿱에 장착된 1.6 터보 GDI 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성능을 제공한다.

반면, 아반떼 쿠페는 배기량은 K3 쿱보다 높은 2.0ℓ급이지만, 터보가 아닌 일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출력(175마력)과 토크(21.3kg·m)는 한참 떨어진다. 아반떼 쿠페 출시 당시에도 가장 큰 논란이 됐던 부분이 왜 1.6 터보 엔진 대신 2.0ℓ 가솔린 엔진을 얹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같은 선택으로 인해 현대차는 아반떼 쿠페 가격을 일부나마 낮출 수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가 보여주듯 시장 반응은 좋지 못했다.

오히려 K3 쿱의 경쟁 모델은 동일한 1.6 터보 엔진을 장착한 현대차의 벨로스터 터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진이 같은 만큼 동력성능도 비슷하고, 상위 트림에서는 가격대도 겹친다.

K3 쿱은 1.6 가솔린 모델 럭셔리 트림이 1790만원이며, 1.6 가솔린 터보 모델은 트림별로 1920만~2140만원이다. 벨로스터는 1.6 가솔린 기본트림이 1810만원, 1.6 가솔린 터보 모델은 트림별로 2130만~2280만원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K3쿱과 벨로스터 터보와의 비교도 썩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이종석 기아차 국내상품팀 차장은 “벨로스터는 디자인 자체가 굉장히 튀기 때문에 소비층이 한정돼 있고, 뒷좌석도 불편하다”며, “반면, K3쿱은 전형적인 세단형 쿠페로 좀 더 넓은 연령층이 소화할 수 있고, 휠베이스가 길어 뒷좌석 공간도 상대적으로 넉넉하게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K3 쿱을 당분간 1.6 가솔린과 1.6ℓ 터보 가솔린 모델로만 운영할 계획이며, 디젤 등 다른 엔진 라인업은 추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 차장은 “K3 일반모델은 디젤엔진 모델을 개발 중으로 올 연말 출시 계획이지만, K3 쿱은 디젤 모델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