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안에는 비밀 통로가 있다 없다....

조성완 기자

입력 2013.08.11 10:28  수정 2013.08.11 10:32

본청 밑에 도서관과 의원회관 연결 일반인은 통제

국회의사당 지붕 돔은 원래 빨간색 세월 흘러 산화돼

국회의사당 지붕은 원래 빨간색이었던 것으로알려졌다. 24개의 기둥은 24절기를 의미한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건물면적 8만1452㎡.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의사당 중에는 동양 최대의 크기와 면적을 자랑한다. 그 거대한 규모에 걸맞게 국회의사당에는 일반인들이 쉽게 알지 못하는 몇 가지의 비밀과 설계 과정에서 숨겨진 의미가 있다.

태권V 기지로 알려진 국회의사당 지붕, 원래는 파란색이 아닌 빨간색?

국회의사당과 관련된 우스갯소리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국회의사당 지붕이 열리면 로봇 태권브이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국회의사당 건물 안에서 확인해보면 지붕은 천장과 연결돼 뚫려 있는 그냥 빈공간이다.

이 같은 우스갯소리가 나온 이유는 지붕의 모양과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둥근 돔 형태의 지붕이 가진 외형적 특징에 처마 역할을 하는 수평의 평판 석조물(파라펫)과 이를 지탱하며 줄지어 서 있는 기둥의 크기가 로봇을 숨길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돔 지붕은 국민의 의견들이 찬반토론을 거쳐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진다는 의회민주정치의 본질을 상징한다. 다만 당초 평지붕으로 설계됐다가 당시 일부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해 돔형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지붕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는 한가지 더 있다. 바로 국회의사당이 처음 준공된 지난 1975년 당시에는 지붕의 색깔이 빨간색이었다는 것. 지붕의 재질인 동판은 처음에는 붉은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되면 현재와 같은 회녹색을 띠게 된다. 당시 정일권 국회의장이 파란지붕을 기대했다가 의외로 빨간색 지붕이 나오자 노발대발했다는 후문도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사당 지붕은 철골구조에 동판을 덧대어 만들어진 것인데 현재 준공당시 지붕의 색깔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동판의 경우 붉은색을 띠다가 산화되면 차츰차츰 현재와 비슷한 색을 띠게 된다”며 “현재 지붕색상은 별도로 페인트칠을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색”이라고 설명했다.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 속 동물 해태가 와인을 품고 있다?

국회의사당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양쪽에 자리 잡은 한 쌍의 해태상이다. 준공 당시 해태제과에서 3000만원을 들여 조각해 기증한 것으로 지난 2008년 추가로 설치한 다른 한 쌍은 후문에 있다.

‘시비곡직을 가릴 줄 아는 영수(똑똑한 짐승)’로 알려진 해태는 분쟁이나 화기를 물리치는 신수로 통한다. 의사당 터에도 불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해태상이 세워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광화문에도 해태상이 있지만 국회의사당 해태상과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우선 광화문의 해태상은 암수구분이 없지만 국회의사당 해태상은 암수가 구분돼 있다.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바라볼 때 왼쪽이 수컷, 오른쪽이 암컷이다. 또 광화문 해태상은 앉아있지만 국회의사당 해태상은 목을 쭉 뽑고 일어서 있다. 크기도 국회의사당 해태가 1.5배가량 크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국회의사당 해태상이 와인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해태제과는 해태상을 기증하면서 그 아래에 자사제품인 노블와인 백포도주를 각각 36병씩 총 72병을 묻었다. 해태상 자리에 땅을 판 뒤 그 안을 석회로 둘러싸고 특제 항아리를 넣어 백포도주를 한병씩 석회로 감싸 항아리 안에 넣고 봉한 것이다.

이 포도주는 국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준공 100년 후인 오는 2075년에 개봉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구체화되자 만약 국회의사당도 함께 이전할 경우 이 포도주를 꺼내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다.

본청을 중심으로 도서관과 의원회관을 연결시켜주는 국회의사당 지하통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회의사당 기둥 24개과 지하벙커, 건설에 숨겨진 의미?

이와 함께 국회의사당 설계에 숨겨진 의미도 존재한다. 국회의사당 앞쪽과 뒤쪽 8개와 양 옆 4개씩 모두 24개의 기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구체적으로 기둥의 비율과 외형은 경복궁의 경회루 석주((石柱)를 본뜬 것이다. 기둥 24개는 곧 우리나라의 24절기를 의미하며, 우리나라 전국을 상징하는 전국 8도에 맞춰 전면과 후면에 각각 기둥 8개를 배치하도록 했다. 이는 국회의원들이 1년 24절기 내내 항상 전국 8도의 국민들을 생각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의사당 주변으로 심겨진 벽오동, 스트로브 잣나무, 벚나무 등 100여종, 12만여 그루의 나무들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국회의사당 지하에는 지하통로도 존재한다. 본회의가 열리는 본청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위치한 도서관과 왼쪽에 위치한 의원회관을 연결시켜주는 ‘T자’ 형태의 지하보도가 있다. 해당 통로는 지난 1984년 국회도서관을 신축할 때 설계됐으며, 길이는 460m에 이른다. 비상시 대피장소로 만들어졌지만 비가 오거나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피해 각 건물로 이동할 경우 안성맞춤이다. 벽면에는 정의화 전 국회부의장이 기증한 사진과 의원들의 서예작품들이 걸려 있다.

다만 일반인들의 이용은 제한돼 있으며, 이용시간은 오전 6시~ 오후 8시까지다. 본청에서 회의가 진행 중일 때는 열려 있지만 산회 2시간 뒤에는 폐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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