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 비자·마스터카드, 내 돈 새는 줄 모르고...

김재현 기자

입력 2013.07.30 15:51  수정 2013.07.30 18:40

금융감독당국, 비용지출 이유 국내카드만 발급 강제시 불공정 경쟁 논란

국제브랜드카드 로고 ⓒ연합뉴스

여름 휴가시즌을 맞아 해외 여행시 비자, 마스터카드 등 해외전용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

하지만 국제브랜드카드의 경우 연회비와 수수료율이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로선 부담이 적지 않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자와 마스터카드와 같은 국제브랜드카드가 전세계에서 통한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하나씩 소지하고 있는 소비자들도 많다.

또한 해외에서 사용하는 기회도 없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 브랜드를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외겸용카드를 발급받고 해외에서 사용할 기회가 없을 경우 국제브랜드카드는 연회비가 비싼 탓에 더 많은 연회비만 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국제브랜드카드의 경우 국내전용카드보다 카드상품에 따라 연회비가 3000~5000원 정도 추가되고 해외서 카드 사용시 국제카드 수수료가 접수금액의 보통 1%가 부과된다.

예를들어 해외에서 이용된 금액은 현지금액에서 미화금액으로 전환되며 이때 비자, 마스터카드의 경우 각각 국제카드 수수료(1/1.4%)가 부과돼 해당 카드사에 접수된다. 접수일자의 전신환매도율을 적용해 우너화로 환산된 후 환가료와 함께 사용자에게 청구된다.

결국 해외전용카드 사용자에게 비용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금융감독당국과 카드사들도 비용부담이 적은 국제브랜드 카드를 제휴발급 하는 등 비자·마스타카드 중심의 시장구조를 개선하려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일부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목적 등으로 국제브랜드카드 발급을 선호하고 있고 국제브랜드 수수료 또한 카드 브랜드사가 국내 카드사와 당사자 간 계약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이 불필요한 국제브랜드카드 남발을 방지하고 소비자 신용카드 선택권 보장 강화를 위해 카드 상품별로 해외겸용카드 외에 국내전용카드도 발급 운용하도록 지도하면서 국제브랜드카드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금감원과 카드사들은 카드발급 신청서 상 국내전용카드 발급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발급신청이 가능토록 명확히 구분하고 표시토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국내전용카드와 국내외겸용카드의 차이점에 대한 소비자 고지절차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

이러한 감독당국의 노력으로 국제브랜드카드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올해 6월말 현재 국제 브랜드카드(비자, 마스터 등) 발급매수는 7350매로 총 신용카드 발급매수(1만1637만매)의 63.2% 수준이다.

국제브랜드카드 비중은 2009년 74.3%에서 2010년 69.5%, 2011년 65.7%로 매년 발급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의 경우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제브랜드 카드를 제휴 발급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2009년 12월 일본 신용카드 국제 브랜드사인 JCB인터내셔널과 전략적 제휴 체결을 통해 유어스카드를 선보였다.

비씨카드는 최근 비자, 마스터, JCB 등 국제카드 브랜드 없이도 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토종 브랜드인 'BC글로벌 카드'를 내놓았다. 연회비는 2000원이며 별도의 국제카드 수수료가 없다. 단 해외ATM 이용시 수수료가 부과된다.

KB국민카드 역시 은련 제휴카드를 내놓았다. 브랜드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금감원이 비용지출을 이유로 카드사들로 하여금 국내전용카드만 발급토록 강제하기엔 곤란한 측면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카드 발급 자제를 지도할 경우 국제브랜드사에 대한 불공정 경쟁 환경 조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금감원은 국제브랜드카드 발급 관련 특성을 감안해 카드사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국제브랜드 수수료 지급기준을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전용카드 사용 활성화를 위한 고객 안내강화 등 소비자 비용부담 축소를 유도하는 한편 신상품 출시땐 국내전용카드에도 국제브랜드카드와 동일한 수준의 부가서비스를 개발·제공토록 지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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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기자 (s89115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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