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래터 회장은 1998년 처음 FIFA 회장에 당선됐고, 2011년 6월 FIFA 총회 때 4선에 성공하며 2015년까지 2년의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 ⓒ 데일리안 DB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 회장(77·스위스)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 겨울 개최를 또 주장하고 나섰다.
오스트리아를 방문 중인 블래터 회장은 18일(한국시각) "겨울 월드컵으로 치를 시간은 충분하다. 이 안건을 FIFA 집행위원회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겨울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던 블래터 회장은 올 들어 겨울월드컵 강행 입장으로 기울었다. 5월 프랑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카타르에서 6월, 7월에 월드컵을 연다는 것은 제대로 된 결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카타르는 여름철 기온이 50℃까지 치솟는다. 축구를 하기 비정상적인 환경이다. 블래터 회장이 주장하는 카타르의 겨울(12∼1월)은 비교적 괜찮은 환경이다. 낮 최고 기온이 25℃ 안팎이다. 저녁에는 15℃ 정도까지 내려간다.
물론 카타르가 2010년 12월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들고 나온 공약 '전 경기장 냉방 시설 설치'가 있긴 있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은 "경기장 냉방이야 가능하겠지만 나라 전체를 냉방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월드컵이 모든 사람의 축제가 되려면 카타르 여름 월드컵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 하산 알 타와디 사무총장 등도 뜻을 함께하고 있다.
또 하나의 예도 들었다. 블래턴 회장은 "최근 의학조사에서 더위가 선수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수보호 차원에서 월드컵 겨울 개최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폭염 속에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렇게까지 무리하면서 카타르를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뇌물 살포설' 등 또 말들이 나오고 있다.
자연스레 겨울 개최 반대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월드컵을 겨울에 치를 경우, 순조롭게 이어오던 각국의 리그의 차질과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대부분 국가의 리그는 춘추제로 열리고 겨울엔 휴식기에 들어간다. 대장정의 리그 일정을 소화하며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월드컵에 나서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유럽도 손해는 마찬가지. 각국의 월드컵 대표팀 준비와 본선 경기에 적어도 7~8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겨울 개최는 한창 진행 중인 유럽 리그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리그의 흥미와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은 “단지 1년이다. 이후 정상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분데스리가의 크리스티안 사이페르트 회장은 이미 지난달 영국 BBC를 통해 “어떤 법적 근거로 겨울에 월드컵을 하자고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토너먼트 때문에 리그의 3년 일정을 조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022년 월드컵 개최지는 2010년 12월 2일 열린 FIFA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됐다. 총 22명의 집행위원들이 참가한 당시 투표에서 카타르는 4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미국을 14-8로 누르고 개최권을 얻었다. 당시 한국은 3라운드에서 5표를 얻어 카타르(11표)와 미국(6표)에 밀렸다.
한편, 블래터 회장은 1998년 처음 FIFA 회장에 당선됐고, 2011년 6월 FIFA 총회 때 4선에 성공하며 2015년까지 2년의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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