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애리조나와의 연장 14회 혈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한 말이다. 류현진(26) 소속팀 LA 다저스의 최근 행보는 그야말로 거침이 없다.
시즌 초반만 해도 ‘고비용 저효율’의 표본으로 손가락질 당하며 동네북 취급을 받던 다저스가 아니다. 다저스는 12일(한국시각) 현재, 시즌 성적 45승45패로 승률 5할에 재진입했다. 지난 5월 1일 이후 약 두 달여 만이다.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다저스는 30승42패로 지구 꼴찌에 머물렀다. 이후 치른 18경기에서 15승을 수확하는 놀라운 저력을 과시하며 5할 승률에 모자랐던 승수‘-12’를 단숨에 메웠다. 지구 꼴찌에 머물던 순위는 2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최근 쾌조의 4연승을 질주, 선두 애리조나와의 승차는 1.5. 시즌 초반만 해도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티켓이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던 다저스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시즌 초반 다저스의 약점은 투타 밸런스의 불균형. 고액 연봉자들이 대부분 부상과 슬럼프에 허덕이며 제몫을 못했고, 허약한 불펜과 수비로 인해 허무하게 역전패 하는 경우가 많았다. 찬스마다 헛방망이 돌리는 타선의 결정력 부족도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7월 들어 환골탈태했다. 월간 팀 타율이 0.311로 리그 1위에, 팀 평균자책점도 2.79로 리그 2위에 랭크됐다.
상승세의 기폭제가 된 것은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23) 등장이었다. 지난 6월 4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푸이그는 4할대를 웃도는 맹타를 휘두르며 침체된 다저스 타선에 말 그대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푸이그가 테이블세터진에서 꾸준한 출루로 찬스를 열어줬고, 부상에서 복귀한 핸리 라미레스 방망이에도 불이 붙는 시너지 효과가 일어났다.
탄탄한 선발진의 힘도 돋보였다.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전반기 내내 큰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저조한 타선과 불펜 지원 덕에 선발승을 많이 따지는 못했지만, 둘은 무려 255이닝을 책임지며 15승과 29회 퀄리티스타트를 합작했다. 부상 등으로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던 잭 그레인키가 6월 이후 4연승 휘파람을 불며 부담을 덜어줬다. 약점이었던 5선발 자리도 스티븐 파이프-리키 놀라스코 등 대체 선발투수들이 호투하며 최소화했다.
지구 경쟁팀들의 갑작스런 동반 침체라는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다저스가 가공할 상승세를 타던 기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팀이 없다. 특히,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 샌프란시스코는 18경기에서 15패를 당하며 꼴찌로 추락했다. 한 달 사이 다저스와 순위를 맞바꾼 모양새다. 샌디에이고는 10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다저스는 12일부터 콜로라도 로키스와 4연전을 치른 뒤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한다. 4연전 결과에 따라 전반기 종료 전에 선두 애리조나를 잡는 것도 가능하다.
한층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이라 오히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이 아쉽지만, 그 사이 부상 선수들이 가세하고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는 류현진과 커쇼 등 선발진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면, 후반기에도 충분히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 류현진의 데뷔 시즌 두 자릿수 승리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도 한층 탄력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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