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SF) 공항에서 착륙하던 중 활주로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OZ 214편(보잉777)의 처참한 모습.ⓒ뉴스Y 화면촬영
지난 7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 착륙 사고가 발생하며 항공 여행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시 승객 중 사망자가 2명 있는가 하면, 부상 없이 멀쩡한 승객도 있었고, 부상자 중에서도 중상자와 바로 퇴원할 정도로 부상이 경미했던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어느 좌석에 앉아야 사고시 더 안전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기 승객들은 뒤쪽보다는 앞쪽 좌석을 선호한다. 평상시에도 타고 내릴 때 동선이 짧아 편리할 뿐 아니라, 앞쪽이 더 안전하다는 막연한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긴급 상황시 조종사의 무의식적인 보호본능이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되도록 조종사 쪽에 가까이 붙어있어야 한다거나, 비즈니스 클래스 등 고가 좌석이 앞쪽에 배치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앞쪽 좌석이 더 안전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실제 이번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에서 중국인 사망자도 뒤쪽 좌석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이같은 속설이 더 힘을 얻는 듯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항공기 사고시 좌석 배치별 안전도는 복불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아시아나항고 여객기 사고와 같이 착륙 단계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닌 높은 고도에서 추락할 경우 어느 좌석에 앉건 생존은 불가능하다"면서 "불시착이나 동체착륙, 혹은 착륙시 지상 구조물과 충돌할 경우 외부 지형과 항공기 위치에 따라 파손 부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쪽에 앉은 승객이 위험에 노출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항공기 기장들은 위급 상황시 승객 안전을 최우선시하도록 철저히 교육을 받고, 직업적 사명감도 투철하다"면서 "따라서 항공기 동체 중 한쪽을 희생해야 할 경우 승객이 많이 몰린 꼬리쪽 보다는 자신이 탑승한 머리쪽을 택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어떤 이들은 날개 부근 좌석이 가장 위험하다며, 가능하면 날개로부터 멀리 떨어져 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사고시 고강도 재질의 날개가 객실로 뚫고 들어오거나, 날개에 장착된 엔진, 혹은 날개 내에 보관된 연료 폭발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정확한 얘기는 아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날개가 강한 충격을 입을 경우 동체로부터 떨어져나가는 경우는 있어도 동체로 뚫고 들어올 수는 없는 구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엔진이 항공기에 달려있는 상황에서 연료와 함께 폭발하는 상황은 대참사를 의미한다”며 “이 경우에는 날개 옆쪽에 앉은 승객은 물론 어느 승객도 무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의 경우 착륙시 충돌 과정에서 엔진이 떨어져 나가 큰 폭발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이후 탈출에 유리한 자리도 ‘항공기 사고시 안전’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이를테면, 비상구 바로 옆쪽 자리가 가장 빨리 탈출할 수 있는 자리니 가장 안전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오산이다. 비상구쪽 좌석에 앉은 탑승객들은 가장 빨리 내리는 게 아니라 승객들 중 가장 늦게 내려야 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좌석을 ABP(협조 승객) 좌석으로 지칭하며, 이 자리에는 주로 젊고 건강한 남성이 앉아 사고 발생시 승무원들과 함께 승객들의 탈출을 돕도록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권 발권시 발권 데스크에서 승객 중 건강하고 젊은 남성에게 양해를 구해 ABP 좌석으로 배정한다”면서 "발권 데스크에서는 물론 탑승 후 승무원도 협조 승객에게 사고 발생시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의 경우도 탑승 승무원들과 함께 협조 승객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사고기 착륙 직후 협조 승객과 승무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부상자들을 먼저 탈출시킨 후 일반 손님들을 탈출시키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따라서 항공기 사고시 절대적으로 안전한 좌석은 없다. 안전한 좌석을 찾는 사전 대비보다, 사고 이후 대처요령을 숙지해 두는 게 안전에 더 유익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고 발생시 부상자나 어린이, 노인 등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배려하고,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질서 있게 행동하는 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