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투구폼 류현진…‘느린 직구’ 왜 위력적?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7.06 15:34  수정 2013.07.07 10:38

6번째 도전 만에 천적 SF 잡고 시즌 7승째

한층 간결하고 빨라진 투구폼으로 타이밍 뺏어

류현진은 평소보다 빠르고 간결한 투구폼으로 큰 효과를 봤다. ⓒ mlb.com

‘다저스 몬스터’ 류현진(26)이 6번째 도전 만에 시즌 7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6일(이하 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동안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방어율은 종전 2.83에서 2.82로 낮아졌다.

이로써 지난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 이후 한 달 동안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류현진은 천적 샌프란시스코를 제물로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앞서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류현진의 달라진 투구폼이었다. 와인드업 시, 평소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리는 키킹 동작은 세트포지션 때와 같이 무릎 높이 정도로만 유지돼 한층 간결했고, 다리를 앞으로 뻗는 스트라이드도 보폭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그 결과 직구 최고 구속은 92마일(148km)에 그쳤고, 평균 구속도 89마일(143km)에 불과할 정도로 이전 경기들에 비해 공이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일단 제구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투구의 대부분이 마음먹은 곳에 꽂혔다.

변화구의 비중을 줄이고 직구 구사율을 높인 부분은 류현진의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실제로 이날 류현진은 투구 수 107개를 기록하는 동안 직구를 무려 71개나 던졌고, 64.7%에 해당하는 46개의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평소보다 느린 직구가 승부구였던 셈이었다.

비록 3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이 역시 스트라이크 존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간 볼 판정이었다. 특히 1회 버스터 포지에 내준 볼넷이 가장 아쉬웠다. 류현진은 포지에게 5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와 볼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제구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주심은 볼의 대부분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느낀 공의 위력도 스피드건에 찍힌 숫자 이상으로 다가왔다. 이전 경기와 달리 투구 폼과 공을 놓는 타이밍이 빨라지다 보니 상대 입장에서는 타격 포인트를 잡는데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천적으로 군림한 헌터 펜스가 3회말 루킹 삼진을 당한 뒤 멍한 표정을 지어보인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결국 류현진은 몸이 완전히 풀린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연속 퍼펙트로 막았고,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다. 비록 삼진 개수가 줄어들었지만 효과적이고 경제적 피칭은 류현진에게 7승을 안겨다 주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