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한강에 녹조현상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유원지 인근 한강의 물 색이 초록 빛을 띄고 있다.ⓒ데일리안 민은경 기자
유례없는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인한 녹조현상으로 한강에 4년만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다.
녹조현상은 물 위에 녹조가 덮이면서 수중의 햇빛이 차단되는 것으로 물속 용존산소량이 줄어들면서 생태계가 파괴된다.
이같은 현상은 이상고온과 더불어 장기간 비가 오지 않아 느려진 하천 유속으로 인한 것으로 현재 한강물을 녹색으로 물들이는 클로로필-a가 늘어나면서 수돗물 관리에 경보등이 켜졌다.
이럴 경우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한강에서 물과 접촉하는 레저활동을 삼가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수돗물은 반드시 100도로 끓여 마셔야 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잠실수중보 상류 5개 취수원(강북, 암사, 구의, 뚝도, 풍남)을 조사한 결과, 클로로필-a(엽록소) 농도는 지난주 12.8~27.4㎎/㎥에서 34.2㎎/㎥로, 남조류세포수는 지난주 820cells/mL에서 4470cells/mL까지 검출됐다.
조사결과 그동안 우려했던 독성분비물질을 가진 마이크로시스티스는 한강 남조류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 하지 않았고 아나베나가 한강 남조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나베나는 독성물질인 아나톡신을 생성할 수 가능성이 있어 환경단체에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아나베나의 독성실험을 진행해 10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시는 '조류경보'가 아닌 '조류주의보'라고 밝히면서 "수돗물에 흙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스민'은 오직 냄새만을 유발하는것으로 독성물질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환경단체는 위험성이 있는 아나베나가 독성물질 아나톡신을 생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안심'만을 강조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립환경연구원 유역생태연구팀 이수형 연구관은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아나베나가 무조건 아나톡신을 생성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수처리과정에서 대부분 처리가 되어 수돗물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환경단체에서 제기한 '독소물질을 인위적으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독성물질을 분비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연구관은 "서울시에서 전염소 처리에서 중간염소 처리로 과정을 바꿨다"며 "서울시에서 조류 물질을 응집시키고 대처한 다음 염소처리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연구관은 "이번 한강의 녹조현상은 고온현상이 오래 지속된 데다 강수량이 50~60% 정도로 극히 낮았던 데 원인이 있다. 4년 전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됐을 때에도 기상조건이 비슷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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