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은 뮤지컬 ‘에비타’에서 젊은이들의 영원한 우상이자 위대한 혁명가 ‘체 게바라’ 역을 맡아 연기변신에 도전한다.
“제 안에서 꿈틀대는 감춰져 있던 것들을 무대에서 계속 보여주고 싶어요.”
이지훈(32)은 가수이자 배우다. 고등학생 신분이던 1996년 ‘왜 하늘은’이 크게 히트하면서 아이돌스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고, 이후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긴 지금, 이지훈에게 가장 어울리는 타이틀은 뮤지컬배우다.
이미 ‘내 마음의 풍금’ ‘쓰릴 미’ ‘잭더리퍼’ ‘삼총사’ 등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그에게 손을 뻗쳤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배역을 소화해냈다는 평가다. 연예인 출신에게 인색한 뮤지컬배우들 사이에서도 이지훈에 대한 평가는 후하다.
특히 뮤지컬은 고정된 이미지에 갇혀 슬럼프를 겪던 이지훈에게 열정과 가능성을 다시 일깨워준 고마운 존재이기에 그 의미가 각별했다.
“TV 드라마나 영화는 배우에게 모험을 잘 걸지 않아요.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에 걸맞은 캐릭터를 맡아주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뮤지컬은 달랐죠.”
30일 뮤지컬 ‘에비타’ 연습이 한창인 남산창작센터에서 만난 이지훈은 “뮤지컬을 3년 정도 하면서 모험을 거는 연출가나 제작자들을 만나게 됐다”며 “덕분에 밝은 캐릭터, 남성적인 캐릭터 등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었다. 무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뮤지컬 ‘에비타’ 역시 모험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평소 밝고 가벼운 꽃미남 스타 이미지를 풍기던 이지훈에게 ‘혁명가’ 체 게바라는 왠지 낯설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 그러나 이지훈은 이 같은 편견을 깨기 위해 2달 전부터 탱고, 왈츠, 재즈 등을 익혔다. 체중도 3Kg이나 감량했다.
“이번에 기본기를 다지면서 희망을 봤다고 해야 할까요. 뮤지컬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춤을 배우고 나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어떻게 무대에 서야 빛을 발할 수 있는지 배우게 됐어요. 기존의 발라드 가수 이미지를 떠나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겁니다.”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지훈은 가장 욕심나는 작품으로 ‘지킬앤하이드’를 꼽았다. 이지훈은 “무대 위에서 두 가지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 부족하지만 더 노력해서 꼭 해보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뮤지컬 ‘에비타’는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배우를 거쳐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에바 페론의 인생과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작품. 이지훈이 맡은 체 게바라는 에바 페론과 대립하고 때론 카리스마로 압도하며 극을 이끈다.
이번 무대는 흥행마술사 이지나 연출을 비롯해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김문정 음악감독 등 국내 정상의 스태프들이 참여한다. 또 정선아, 리사, 박상원 등 화려한 캐스팅이 기대감을 더한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무대와 배우들의 연기변신이 기대되는 뮤지컬 ‘에비타’는 오는 9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된다.[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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