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자 빠른 투수교체’ 류중일 용병술 빛났다

입력 2011.10.27 10:13  수정

막강 투수진 앞세워 SK에 2연승

예상 깬 투수교체..팀 승리 요인

류중일 감독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2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2연승을 견인하며 ‘초보 사령탑’에 대한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제 더 이상 초보감독이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48)의 대담한 용병술이 한국시리즈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배영섭의 2타점 결승타와 막강 투수진의 호투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2승만 남겨 놓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필승 계투진과 마무리 오승환의 공이 컸다.

그러나 이들을 적재적소에 등판시키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계투진의 등판 시기는 그 투수의 당일 컨디션이나 전 경기에서의 투구수, 상대타자와의 관계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감독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계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높기 때문에 감독들의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 1·2차전을 통해 페넌트레이스 때와는 다소 다른 투수 운용법을 선보였다. 사실상 한국시리즈에서만 가능한 승부수였다. 결과적으로 이 승부수는 성공을 거뒀다.


1차전 - 5회 차우찬 조기등판

1차전 삼성의 선발투수였던 매티스는 4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삼성이 4회에 2득점에 성공했기 때문에 매티스는 5회를 1실점 이하로만 던졌다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4회까지 투구수도 59개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류중일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5회에 매티스를 내리고 차우찬을 바로 등판시킨 것. 결국 류중일 감독의 승부수는 통했다. 차우찬은 5회부터 7회까지 3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의 퍼펙트 피칭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이미 미디어데이에서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린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었지만 사실 차우찬의 등판은 생각보다 빨랐다. 물론 단기전인 만큼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투수교체를 한 박자 빨리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차우찬의 등판은 한 박자가 아니라 두 박자 빠른 등판이었다. 아무리 단기전이라 하지만 4회까지 무실점으로 던지던 선발투수를 5회에 등판도 없이 바로 내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사실 류중일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현 KIA 감독)의 ‘지키는 야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선발투수를 최대한 길게 믿고 가는 자기만의 변화를 줬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시즌에 비해 선발투수 평균이닝이 5.0이닝에서 5.7이닝으로 대폭 늘었고, 퀄리티 스타트 또한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단기전에서 류중일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때와는 달리 빠르고 과감한 투수교체를 가져가며 철저히 ‘이기는 야구’를 지향했다.


2차전 - 8회 오승환 조기등판

류중일 감독의 깜짝 용병술은 2차전에서도 계속됐다.

삼성은 2-0으로 앞선 8회 정현욱이 박재상에게 2루타를 허용한데 이어 최정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어 박정권에게 다시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2-1로 쫓기게 된 것. 무사 1·2루의 위기도 계속되며 상황이 어렵게 흘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여기서 류중일 감독은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띄었다. 사실 오승환은 페넌트레이스 때 간간히 1이닝 이상 던진 적은 있지만 2이닝을 소화한 적은 단 한차례밖에 없었다. 더욱이 1점차로 쫓긴 상황에 무사 1·2루의 위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오승환 카드’는 상당히 위험부담이 큰 결정이었다. 자칫 실패로 돌아갈 경우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오승환은 희생 번트를 대려던 첫 타자 안치용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고 다음 타자 김강민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이어 최동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2루 주자 최정이 홈에서 태그아웃 되면서 실점을 면했다. 9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틀어막으며 결국 팀 승리를 지켜냈다.

특히, 류중일 감독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배영수나 정인욱을 등판시키지 않고 바로 오승환을 투입했다. 페넌트레이스 때 같았으면 계투진을 먼저 투입한 뒤 상황을 지켜봤겠지만 한국시리즈라는 특성상 과감하게 오승환을 조기등판 시켰다. 필승 계투진뿐만 아니라 마무리 오승환까지도 상황에 따라서는 조기등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이렇듯 류중일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팀을 훌륭하게 잘 이끌고 있다. 2승을 먼저 거둔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류중일 감독의 깜짝 용병술이 빛을 발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우병규 넷포터]

[관련기사]

☞ 돌 던진 끝판왕 ‘2이닝 공포로 확산’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