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당 회전수가 무려 ´57´을 기록, 최근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정도로 오승환의 포심은 위력적이다.
‘돌직구’ 오승환(29·삼성 라이온즈)의 위력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12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전에 등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마무리로 시즌 24세이브 째를 달성했다.
긴 장마도 ‘돌부처’의 컨디션을 흐트러뜨리지 못했다. 넥센전에서 리그 최고의 셋업맨 안지만이 3실점의 난조로 무너진 것과 좋은 대조다. 오승환의 철저한 자기관리능력은 알아줘야 한다.
세이브 2위(11세이브)인 SK 정대현과는 무려 13개 차로 멀어졌다. 특히, 세이브 부문 3위 송신영(넥센·9세이브)이 아직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승환의 세이브 질주는 가히 독보적이다.
현재 24세이브를 기록중인 오승환의 구위는 아시아 세이브 신기록(47)을 달성하던 2006시즌보다 못할 게 없다. 객관적인 데이터도 이를 입증한다. 현재 평균자책점 0.79는 당시 평균자책점 1.59를 크게 하회한다.
단지 세이브의 추가 속도는 2006시즌보다 약간 떨어지는 게 사실. 13일 현재, 75경기를 소화한 삼성의 잔여 경기는 58경기. 산술적으로 계산한다면 오승환은 43세이브까지 가능하다. 물론, 시즌 종반 오승환에게 세이브 기회가 주어진다면 신기록 도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세이브의 퀄리티 역시 최고 수준이다. 올 시즌 31경기에 출장, 34.1이닝을 던져 1승 24세이브 평균자책점 0.79의 ´언히터블급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는 0.76에 불과하다.
게다가 25개의 세이브 기회(Save Opportunity)에서 무려 24세이브를 성공시켜 세이브 성공률 96%를 기록중이다. 오승환이 올 시즌 기록한 블론세이브는 단 1개. 지난 5월 20일 대구 두산전에서 손시헌 솔로홈런을 맞고 기록한 것. 그 블론 세이브마저 구원승으로 끝맺었다(세이브 2위 정대현 블론세이브는 3개).
´초당 회전수 57´ 마구의 주인공
1초당 회전수가 무려 ´57´을 기록, 최근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정도로 오승환의 포심은 위력적이다. 타자들이 알고도 배트 중심에 맞히기 힘들다. 초당 회전수는 오승환의 포심이 떠오르는 느낌을 얼마나 강하게 주느냐를 알려주는 보조 지표다.
실제로 일본 최고 마무리로 꼽히던 요미우리 시절의 마크 크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초당 44회, 마쓰자카(보스턴 레드삭스)의 세이부 전성기 당시도 43회에 불과했다. 일본 최고의 라이징 패스트볼을 보유한 후지카와 규지(한신 타이거스)가 45회전에 그쳤다.
한 스포츠 채널의 분석자료로 나온 초당 회전수에 신뢰도가 있다면, 오승환의 패스트볼의 회전력은 최고 수준이다. 초당 57회전이 사실이라면 그가 던지는 포심은 직구라는 이름의 마구다.
´아스피린´ 던지는 남자 오승환
흔히들 오승환의 포심을 ´돌직구´라 일컫는다. 오승환이 들고 있는 것은 공이 아니라 돌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관중석에선 오승환에게 ´돌 던지지 말고 공 던져라´라는 재치 있는 문구도 등장한다. 오승환의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포심은 돌처럼 묵직한 무게감이 있단 얘기다.
메이저리그에선 너무 빨라 잘 안 보이는 패스트볼을 두통약의 대명사인 ´아스피린´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아주 작고 하얀 구형의 알약인 아스피린처럼 하얀 야구공이 너무 빨라 타자들 눈에 안 들어온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야구에선 오승환의 포심이 아스피린이다. 타자들은 단조로운 구질의 오승환이 직구 일변도의 투구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못 친다. 공이 워낙 빨라서 오승환의 손을 떠난 공은 한 개의 점이 된다.
이 아스피린은 같은 팀 감독에겐 두통을 말끔히 해소시키지만 상대팀 타자들에겐 지끈지끈 거리는 두통을 유발한다. 마치 미국의 위장약을 만드는 제약사 롤레이즈가 메이저리그 구원투수를 대상으로 롤레이즈 릴리프 어워즈(Rolaids Relief Man Award)를 제정해 시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2011시즌 오승환은 나머지 7개 구단에겐 ´공공(公共)의 적´이다. 상대팀 벤치에 두통 등 다발적 통증을 유발하는 돌을 마구 던지고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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