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대학생 자녀 정치성향 크게 달라"

연합뉴스

입력 2005.08.24 11:29  수정 2005.08.24 13:55

"지역주의 기반 정치성향 세습 사라져""부부는 비슷"

한양대 정재학씨 석사논문서 주장

1980년대 지역주의에 기반해 부모의 정치성향이 자녀에게 세습되던 양상이 1990년대 들어 사라지면서 급기야 최근에는 부모와 대학생 자녀의 정치성향이 큰 유사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부부의 경우 상당수가 지난번 대선과 총선에서 동일한 대선후보에게 투표하는 등 진보ㆍ중도ㆍ보수 등 정치성향에서 비교적 높은 유사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 교육대학원 정재학씨는 24일 ´대학생과 부모의 정치성향 및 투표행위 관련성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올 4월 초∼5월 중순 사이 서울지역 대학생 7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정치성향이 보수적인 아버지의 경우 대학생 자녀가 보수적인 비율이 17.4%에 불과한 반면 자녀와 아버지가 다른 정치성향을 보인 비율은 82.6%(진보 46.6%, 중도 36.0%)로 압도적이었다.

어머니의 정치성향이 보수적인 경우에도 자녀가 보수적인 비율이 18.5%에 그쳤으나 81.5%(진보 49.0%, 중도 32.5%)는 어머니의 정치성향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정치성향이 진보적인 경우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진보적인 성향을 띠는 비율이 50%대에 달해 진보적인 부모가 보수적인 부모보다 자녀의 정치성향에 상당부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씨는 "부모와 자녀의 정치성향이 다른 주 원인은 대화단절로,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듣는 정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자녀의 정치성향에 영향을 주지만 정보지반이 달라진 지금의 대학생 세대는 과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서도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 정치적 사안에 대해 ´거의 대화가 없다´는 응답이 각각 35.3%, 48.5%로 높았고 ´가끔 대화 한다´가 각각 27.7%, 23.1%, ´많은 대화를 한다´는 응답은 9.1%, 8.6%에 그쳤다.

부모와 대학생 자녀의 정치성향 차이와는 다르게 부부 간의 정치성향은 비교적 높은 비율의 유사성을 보여 부부의 경우 정치성향이 같은 비율이 진보 52.2%, 중도 76.3%, 보수 64.6%로 나타났다.

최근 행해진 투표에서도 16대 대선에서 부부가 같이 권영길 후보에게 투표한 경우는 44.4%,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한 경우는 80.3%,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한 경우는 78.6%로 조사됐다.

17대 총선 투표에서도 부부가 같이 열린우리당에 투표한 경우는 80.6%, 한나라당에 투표한 경우는 77.9%로 나타나 역시 높은 비율의 관련성을 나타냈다.

정씨는 "한 가족 안에서 선거권자들이 한 정당에 몰표를 주는 것이 1980년대 선거의 일반적인 양상이었으나 1990년대 이후 들어 선거에서 ´세대요인´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며 "정치적 세대차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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