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살롱>민속신앙의 아홉수와 명리학의 논리
“결혼준비 중인데 아홉수가 문제가 될까요?”
드라마 ‘자이언트’ 송경철 “아홉수에 내 인생 완전히 무너졌다.”
‘10승 달성’ 장원삼, “아홉수 넘었다.”
인터넷 검색창에 아홉수를 치면 나오는 제목들이다. 아홉수가 무엇인가. 사전을 보면 민속 용어로서 9, 19, 29와 같이 아홉이 든 수라고 나온다.
예로부터 어른들은 ‘아홉수를 조심하라’면서 이 수가 드는 해에 결혼이나 이사를 기피하였다. 행여 건강, 재물, 가정, 직장, 자녀와 관련하여 흉해가 생기면 아홉수가 들어서 그렇다고 여겼다. 요즘엔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도 아홉수 징크스가 자주 회자된다. 가령 9승, 19승, 29승을 거둔 야구투수가 10승, 20승, 30승을 앞두고 번번이 실패하면 아홉수에 걸렸다고 한다.
왜 아홉수인가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다. 역학(易學)에서 숫자 9는 양수(陽數)의 끝수로서 마지막 변화 단계를 뜻한다. 그래서 특히 양(陽)인 남자가 아홉수의 나이에 들면 결혼이나 이사하는 일을 기피하였다.
아홉은 열에 이르기 전의 단계이다. 곧 충만, 절정, 최고, 최상에 도달하기 전의 단계이다. 자칫하다간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 되거나 마지막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홉수를 조심했을 것이다.
실제로 아홉수는 인생 전환기에 해당하는 수이다. 19, 29, 39, 49세 등 끝자리가 아홉수인 나이는 모두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이다. 이 고비를 잘 넘겨야 성숙해지므로 아홉수를 조심하라고 했다고도 본다.
이러한 음력 나이로 보는 아홉수는 민속신앙, 미신, 터부일 뿐이지 사주와는 관련이 없다. 아홉수는 민속신앙의 분야이지 사주명리학의 분야가 아닌데도 시중에는 아홉수 운운하며 결혼택일이나 이사택일을 해주는 철학관이 많으니 안타깝다.
사주명리학과 민속신앙을 구분하지 못하는 철학관을 찾아 미래를 묻고 궁합을 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시라.
그런데 어떤 역술인은 사주에 원숭이(申)가 든 사람만 아홉수를 탄다고 주장한다.
申은 12지지 중 아홉 번째에 해당하므로 갑신(甲申), 병신(丙申), 무신(戊申), 경신(庚申), 임신(壬申) 간지 중 하나가 사주에 있으면 아홉수를 탄다고 한다.
이는 민속신앙의 아홉수와 아홉 번째 간지를 견강부회한 것으로서 음양오행의 이치에 맞지 않는 헛소리이니 믿지 마시라. 또 일부 역술인들은 사주의 대운(大運)과 연계하여 아홉수를 논한다.
곧 대운은 10년 주기로 바뀌는데 9년째 되는 해가 전환기(인생 환절기)이므로 이 해를 아홉수로 보는 것이다. 가령 대운주기가 4~13, 14~23, 24~33으로 전개되는 사람이라면 12, 22, 32세가 아홉수에 해당한다는 논리이다.
이는 아홉수를 흉하다고 보는 민속신앙의 믿음과 대운이 바뀌는 시기에는 변화가 있다는 명리학의 논리를 접목한 것으로서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대운주기에 따른 변화는 한 대운이 끝나는 해와 다른 대운이 시작하는 해에 일어난다는 논리에 맞지 않으므로 신뢰할 수 없다.
글/우호성 명리학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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