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남파간첩, 전향 뒤 간첩활동으로 구속기소

입력 2010.08.18 16:43  수정

가족상봉 미끼로 북에 재포섭…탈북자 신상정보 등 북에 넘겨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는 18일 북한 공작기관에 다시 포섭돼 정부의 허가 없이 북한에 밀입국하고 탈북자 신상정보 등을 북한 공작원들에게 넘긴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로 북한 정찰국 남파간첩 출신 한모씨(63)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1996년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 북경과 심양, 연길 등에서 공작원으로부터 북한 정찰국이나 보위사령부의 지시를 받아 하나원과 북한군이나 북한 보위부 출신 탈북자로 구성된 단체 관련 정보, 탈북자들의 반북 활동 현황 및 주거지와 연락처 등을 탐문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2006년 12월 인터넷 개인 블로그를 개설해 북한 공작원과 댓글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좋은 정보는 ‘몸에 좋은 약’, 접선은 ‘골프투어’라는 표현을 써 위장하기도 했다.

한씨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한 정찰국 공작원 등의 주선으로 네 차례 밀입북해 지령을 받거나 실제로 가족을 만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특히 한씨는 1997년 피살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조카 이한영씨를 살해하라는 요구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소재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으나 실행하지는 못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또 한씨는 미국에서 구입한 권총 1정과 실탄 29발을 이삿짐과 함께 국내로 밀반입한 사실도 드러났으나 이씨 피살 당시 사용된 총기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씨는 1969년 7월 무장간첩단의 일원으로 전북 고창군 해안에 침투한 지 6일 만에 검거돼 이듬해 말 전향했다. 이후 직장 생활과 부동산 임대업으로 상당한 재력을 쌓았으나 1990년대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의 상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북한 정찰국에 재포섭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탈북자가 급증하고 한중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북한 보위사령부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인을 포섭한 뒤 반북 활동자를 색출하거나 고정간첩망 구축 및 대남 정보 수집 등 공작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종전에는 북한 내부의 방첩 활동을 주로 했던 보위사가 2000년대 들어 대남 공작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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