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연예병사’는 사실 없는 단어다. 정식 명칭은 홍보지원대원으로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에 선발된 병사를 뜻한다. 흔히 연예병사라 하면 쉬운 보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엄연히 국방부 소속 현역으로 다른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군사 훈련을 받는다.
이미 군 생활을 시작한 이준기 김지석에 이어 강동원 조한선 김남길 등 올 하반기 유독 남자 스타들의 입대 릴레이가 예고된 요즘, 지난 2009년 5월 홍보지원대원으로 2년 간 복무를 마친 배우 여현수를 만나 연예병사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봤다.
▲연예병사는 연예인만 될 수 있다? NO!
대다수 사람들이 연예병사는 연예인만 지원할 수 있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오해.
여현수는 “홍보지원대원은 군인들의 사기 증진 차 이뤄지는 국군방송 및 라디오, 위문 공연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일을 담당하는 보직”이라며 “MC나 DJ로 활동하는 연예인 외에 방송 편집이나 작곡 등 방송 쪽 전문 경력이 있다면 일반인도 스텝병으로 지원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방송국 담당 PD 밑에 이를 도와주는 스텝들이 있는 것처럼 국군 방송의 민간인 PD들을 도와줄 인력을 군인들로 충원하는 것”이라며 “정원은 20명 내외로 제가 있을 당시 연예인은 10~11명, 스텝병은 3~4명 정도 비율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또, “주기적으로 모집하는 게 아니라 한 명이 제대해 빈자리가 생겨야 티오가 난다”며 “오디션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연예인의 경우 활동 당시 음반이나 작품 수, 수상 경력, 사회에서 인지도 등이 평가 기준이 된다. 2001년작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한 여현수는 오디션 당시 “<왕의 남자>에서 감우성이 외줄 타며 했던 대사를 연기했다”며 “2002년 이후로 군대에서 처음 오디션을 봤다”고 웃었다.
▲연예병사는 쉽고 편한 보직이다? NO!
앞서 언급했듯 연예병사하면 가장 먼저 ‘편하다’는 생각을 떠올리지만 이 역시 잘못된 고정관념.
여현수는 “운전병이 운전을 하는 군인인 것처럼 저희도 보직이 연예활동일 뿐 사격, 유격, 혹한기 훈련 등을 다른 군인들과 똑같이 받으며 일반 보병처럼 보초도 선다”며 “그러나 여전히 좋게 보지 않는 시선이 많아 가능한 이에 대한 얘기는 외부에 잘 하지 않는 편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분대장일 때도 방송국에서 촬영이나 인터뷰 요청이 꾸준히 들어왔는데 방송을 통해 비춰지는 모습은 주관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이 거절했다”며 “한번 저희 생활관을 보여주고 일은 어떻게 하는지 공개했지만 결국 좋은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또 “저 역시 라디오 DJ나 각종 프로그램 MC를 맡아 밖에 있을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지내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건 보직 활동 때 일뿐 군대는 군대”라며 “방송 중에도 누구누구 일병이라는 호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철저한 군인 정신으로 임한다”고 강조했다.
▲“걸그룹은 신!” 연예병사도 예외 아니죠~
여현수가 입대할 당시 내무반 최고참은 HOT 문희준. 이외에 가수 김범수 싸이, 클릭비 김태형, 야다 전인혁, 배우 공유 이켠 남창희 등이 있었고 후임으로 HOT 토니 안, 배우 김재원이 발령 받는 등 별들의 잔치였다고.
하지만 톱스타일지라도 예외 없이 “걸그룹을 좋아하고 소녀시대는 진리”라는 거다.
여현수는 “모든 게 일반 군대와 같다. 방송을 하다 걸그룹이 오면 부대 전체가 들썩인다”며 “물론 저희는 좀더 가까이서 본다는 장점이 있지만 팬 입장에서 떨리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제 프로그램을 토니 안이 전부 물려받아서 4개월 간 같이 방송을 했는데 어느 날 소녀시대를 만난 적 있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선배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사회에서 친분이 있던 토니 안조차 괜히 얼굴이 붉어지고 ‘싸인 좀…’이라고 선임들을 위해 수줍게 부탁하더라.”
끝으로 그는 “사실 제대한 저보다는 현재 부대에 있는 후배들에게 혹시라도 피해가 갈까봐 군 얘기를 자제하는 것이 내부적으로 불문율”이라며 “같은 현역인데 제 친구들마저 연예병사에 대한 편견이 심하고 이런 기사만 나오면 악플이 달려 안타깝다”며 아쉬운 속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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