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마침표 누가 찍나’ 루니·오언 부상이탈

입력 2010.03.09 18:30  수정

오언 시즌아웃..루니 출장 불투명

미덥지 못한 베르바토프도 컨디션 저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한 경기 덜 치른 첼시를 제치고 지난 7일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탈환의 기쁨은 누렸지만 공격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빠지면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리그 득점선두에 올라 있는 웨인 루니가 무릎 부상으로 울버햄턴전에 결장했고, 마이클 오언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면서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마메 말랑 디우프가 선발로 뛰기엔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떠올릴 때, 실질적인 최전방 공격자원은 베르바토프밖에 없다. 역시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로 실전에 투입되고 있어 최상의 컨디션으로 그라운드에 서는 최전방 공격수가 전무한 실정이다.

맨유는 루니와 오언의 이탈 속에 미덥지 못한 베르바토프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루니의 부상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 지난 1일 아스톤 빌라와의 칼링컵 결승전을 앞두고 무릎을 다쳤지만, 전반 41분 교체 투입될 만큼 큰 지장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4일 잉글랜드 대표팀에 차출돼 나선 이집트전에서 무려 86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무릎 상태가 악화됐다. 급기야 울버햄턴전은 물론 오는 11일 홈에서 열리는 AC밀란과의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에 이르렀다.

당분간 맨유는 베르바토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울버햄턴전에서 드러난 베르바토프의 공격력은 루니를 대체하기에는 모자라다. 측면과 미드필더 공간까지 움직이며 활동폭을 넓히고,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로 상대 수비라인을 허물기 위해 노력했지만 슈팅은 단 1개에 그쳤다. 박스 안에서 여러 차례 슈팅을 날리며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루니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영양가 면에서는 더 심각하다. 베르바토프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5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했지만, 골을 터뜨린 것은 대부분 약체들과의 게임이었다. 9골 중 결승골은 블랙번전 뿐이었고, 대부분 맨유가 앞선 상황에서 넣은 추가골이었다. 이는 베르바토프가 강팀과의 경기에서 견고한 압박에 막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루니를 보조하기 위해 쉐도우 역할을 소화했지만, 상대 중원옵션과의 경합에서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강팀을 상대한 경기에서의 선발출전 빈도는 줄어들었다.

만약 오언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실전에 배치됐다면 베르바토프의 득점력이 폭발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언은 상대 수비 뒷 공간쪽으로 침투, 후방 공격옵션이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전술적 장점이 있다. 최전방에서의 활동폭이 넓은 베르바토프가 오언의 공간 창출을 통해 골을 노리고, 베르바토프도 오언의 골을 돕기 위해 이타적인 움직임을 펼친다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오언도 이젠 없다.

맨유 조커로 투입된 디우프의 공격력도 실망스럽다. 울버햄턴전에서는 전반적인 움직임이 좋았지만 동료가 완벽하게 만들어준 골 기회를 날리거나 팀의 공격 전개 과정에서 과한 욕심을 부리다 흐름을 끊었다. 맨유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영건이지만, 부상과 임대로 전력에서 이탈한 마케다와 웰백의 존재감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AC밀란전에서는 박지성과 플래처의 선발 투입으로 미드필더진의 공격 전개가 향상돼 베르바토프가 골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베르바토프가 레버쿠젠-토트넘 시절 특급 골잡이로 명성을 떨치던 포스를 다시 뿜기만을 바라고 있다. 어쨌든 맨유는 루니와 오언의 이탈 속에 미덥지 못한 베르바토프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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