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우리 걸로 만들지…"
고려대가 학교 영문 머리글자인 ´KU´(Korea Univ.)에 대한 독점권을 인정받으려고 상표권 등록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고민중이다.
20일 고려대에 따르면 최근 ´KU´에 대해 상표권을 등록하려고 법률 검토를 했으나 "´KU´ 자체만으론 일반명사이기 때문에 고유상표로 등록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답을 얻었다.
고려대가 갑자기 영문 머리글자의 상표권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이달 초 건국대가 새로운 학교 마크를 선보이면서 한가운데에 ´KU´라는 글자를 넣어버렸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화를 ´지상 과제´로 밀어붙이고 있어 외국인이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간단하면서도 쉬운 영문 머리글자가 절실한 입장이었는데 건국대에 ´선수´를 빼앗긴 셈.
고려대는 매사추세츠공대(MIT)나 뉴욕대(NYU),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같은 유명 외국대학처럼 ´고려대=KU´라는 공식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학교는 이런 의미에서 지난해부터 외국대학과 활발한 교류를 추진해 국제감각을 학생에게 교육한다는 계획에 ´Global-KU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건국대가 하필 ´KU´라는 머리글자를 선택한 이유도 흥미롭다.
건국대 관계자는 "그동안 통상 ´KKU´(KonKuk-Univ.)를 써왔는데 외국인에게 극단적 인종차별단체인 ´KKK´를 연상케 하고 발음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간결하고 발음하기 좋은 ´KU´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외국대학과 교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국내에 ´K´로 시작하는 대학이 많지만 이들 대학 가운데 대표가 되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며 "고려대보다 먼저 ´KU´를 머리글자로 검토했다"고 전했다.
건국대도 ´KU´를 상표권 등록하려고 했지만 고려대와 같은 이유로 포기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법률 검토 결과, ´KU´는 일반 명사여서 상표권 등록하기가 어렵고 적어도 3자 이상이거나 ´KU´에 독특한 디자인을 넣어야 상표권 등록이 된다고 하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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