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제가 평생 함께 하겠습니다"

입력 2010.02.03 22:10  수정

치매 앓는 장모에 효 실천

치매 앓는 장모와 3년째 돌보고 있는 오병록 원사부부와 장모

우리 옛 속담에 `겉보리 서 말만 있으면 처가살이를 하지 않는다`라거나 집에 잘하는 효부가 있을시 `처가 말뚝만 보면 절한다`고 하는데 요즈음은 처가살이로 좋은 남자도 있고 처가의 말을 들어서 처가의 덕을 보는 남자도 있다.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고 부계사회의 전통으로 사위에 대한 처가의 장인, 장모의 관계를 일컫는 말인데, 오히려 친자식 못지않은 지극한 효성으로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장모를 봉양해온 군인이 있어 주위에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육군 제26기계화보병사단 왕자대대에서 급양관리관으로 근무 중인 오병록 원사(52)이다.

사위 오병록 원사와 장모 이봉엽(88)씨의 아름다운 동거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7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일찍 남편을 잃고 수 십 년간 홀몸으로 자신을 희생해가며 오남매를 키운 이 씨가 중증 치매 진단을 받은 안타가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처가의 다른 형제들은 어려운 형편을 토로하며 요양원을 찾기 시작했지만, 오원사는 사위도 아들이라며 장모를 집으로 바로 모셨으며 아내, 두 딸 등 다섯 식구가 한 지붕아래 살기 시작하면서 대ㆍ소변을 치우고, 집을 나간 장모를 찾아 밤늦게까지 동네를 헤매며 남몰래 아내와 눈물도 여러 번 흘린지 3년이 지났다.

가끔 장모가 사위를 알아보고 “오 서방”이라고 온전히 부르는 모습과 “우리 할머니”라며 항상 할머니를 끌어안고 잠자리를 함께하는 두 딸의 기특한 마음과 주변 이웃과 동료들의 격려에 힘을 얻어 오원사는 오늘도 장모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주위의 칭찬에도 오 원사는“장모 역시 친부모와 같아 자식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하는 것뿐”이라며, “소원이 있다면 장모님과 함께 우리 식구들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에 대한 효 의식이 변해가는 요즘 세태 속에서 타의 귀감이 되고 군인공무원으로서 충·효·예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그가 크게 보이고 가슴 찡함이 와닿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는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전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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