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전성기 지난 캠벨에 끌리는 이유

입력 2009.12.10 16:27  수정

풍부한 경험으로 붕괴된 수비라인 안정화 기대

거액의 이적료 필요없는 검증된 수비수

아스날의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2003-04시즌) 주역이었던 숄 캠벨(35·전 노츠 카운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캠벨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맨유로 부터 공식제의를 받은 것은 없지만 맨유로 가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면서 ”제의가 온다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노츠 카운티와 계약 해지 후 자유계약 신분으로 풀린 캠벨은 현재 아스날 선수들과 훈련 중이고, 내년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새로운 소속팀에 몸담을 계획이었다.

앞서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퍼거슨 감독이 캠벨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퍼거슨 감독이 수비수들의 줄부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체 카드로 캠벨을 낙점했다는 것.

캠벨 영입을 노리고 있는 맨유 퍼거슨 감독.

현재 맨유 스쿼드에서는 파트리스 에브라를 제외한 1군의 모든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상황이 심각해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볼프스부르크전에서는 캐릭-플래처-박지성 같은 미드필더들을 수비수로 활용하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맨유가 캠벨을 영입한다면 그야말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영입’ 중 하나로 남게 될 전망이다. 캠밸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맨유 라이벌 아스날의 주축 수비수로 뛰던 선수다. 그동안 대형선수와 뉴페이스 영입에 공을 들였던 맨유 행보를 떠올릴 때,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맨유는 최근 이적시장에서 캠벨과 비슷한 유형의 깜짝 카드를 꺼내든 적이 있다. 2007년 1월 헨리크 라르손(은퇴)을 10주 임대로, 지난 2004년까지 맨유 라이벌 리버풀 에이스로 활약했던 오언을 자유계약 선수로 영입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깜짝 영입은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르손은 맨유에서 보낸 10주 동안 13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는 등 매 경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맨유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라르손이 투입된 13경기에서 맨유는 10승2무1패의 놀라운 승률을 기록했다.

기복이 있긴 하지만 오언도 올 시즌 20경기에서 7골을 터뜨렸다. 볼프스부르크 원정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 팀의 3-1 완승을 주도했다. 많지 않은 출전 시간 속에서 골 찬스도 많지 않았지만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렇게 깜짝 영입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는 만큼, 아직 영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맨유 입장에서는 ‘캠벨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캠벨은 탄탄한 근육을 갖춘 완벽한 센터백으로 강력한 대인방어와 공중볼 장악능력을 지녔다.

강한 카리스마로 상대 공격수와의 기싸움에 능한 데다 경험도 풍부하다. 몇몇 경기에서 컨디션 저하로 실점빌미를 제공했던 비디치-퍼디난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고, 조니 에반스에게 수비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는 괜찮은 모델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캠벨은 전성기가 지난 데다 지난 9월 노츠 카운티와 계약을 해지한 이후 아직까지 공식경기에서 뛴 적이 없어 실전감각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수비수는 꾸준한 실전감각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포지션이고, 개인의 기량과 더불어 동료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실전 감각이 부족한 캠벨이 맨유 선수들과 끈끈한 호흡을 과시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럼에도 맨유에게 캠벨이라는 카드는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다. 거액의 대형 수비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이적료 없이 대형수비수와 견줄 만한 기량을 지닌 선수가 더 나을 수 있다. 적지 않은 부채를 떠안고 있는 맨유가 캠벨 카드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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