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 수립하며 1위
다양한 표정과 섬세한 안무 ‘업그레이드’
또다시 세계신기록이다.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15일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 빙상 경기장에서 열린 그랑프리 5차 스케이트 아메리카 대회 쇼트 프로그램에서 세계신기록(76.08점)을 수립하며 1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이날 2위를 차지한 플랫(58.80점∙미국)과 3위 줄리아 세베스티엔(58.54점∙헝가리), 4위 수구리 후미에(56.04점∙일본) 등을 압도하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7회 연속 그랑프리 우승을 예약한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권도 떼어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한편, 지난 시즌까지 김연아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던 아사다 마오(19·일본)는 지난달 25일 그랑프리 2차 대회 로스텔레콤컵에서 시니어 데뷔 이래 처음으로 6위에 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어 그랑프리 파이널(12월3일~6일·도쿄) 진출이 사실상 좌절됐다.
김연아는 이번 5차 대회에서 지난 1차 대회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과시했다. 더 다양한 표정들과 섬세한 안무들이 추가된 것.
김연아는 자신의 장기인 첫 점프 트리플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가 성공하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어 연습 때 한 번 실패했던 단독 트리플 플립 점프도 무난히 성공, 얼굴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아름다운 카리스마였다. 고비 때마다 관중을 숨죽이게 하는 묘한 긴장감과 점프 뒤의 안도감을 김연아도 함께 느끼며, 그 순간순간들을 몸 전체로 표현해내고 있다.
비엘만 스핀 직후 총 쏘는 모션과 스파이럴 시퀀스, 직선스텝 중 나오는 미세한 동작들도 지난 1차 대회와 다른 점이었다. 동작이 좀 더 크고 시원시원하며, 표정엔 진지함과 익살스러움이 동시에 묻어났다.
쇼트 프로그램의 끝을 알리는 마지막 표정도 독특했다. 지난 1차 대회에서 김연아는 가쁜 숨을 몰아쉬는 중에도 눈을 크게 치켜뜨면서 강렬하고 섹시한 미소를 보냈다.
그러나 이번 5차 대회에서는 전혀 지친 기색 없는 표정 속에 섹시함보다는 앙증맞고 깜찍한 표정으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홀로 정상에 선 ‘절대강자’의 여유였다.
김연아가 선택한 배경음악 007 테마곡도 팬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영국 추리소설 제임스본드가 냉전시대를 거쳐 영화로 등장해 크게 히트하고, 이제는 김연아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본드걸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김연아의 연기 자체는 피겨의 역사이자, 함께 호흡을 맞춘 의상과 음악들 역시 영광스런 흔적으로 기억될 것으로 전망이다. [데일리안 = 이충민 객원기자]
김연아 경기일정 & 중계일정
15일 오전 9시~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 오전 9시20분 SBS TV 위성생중계
16일 오전 4시~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 오전 3시50분 SBS TV 위성생중계
16일 오전 9시30분~ 갈 라 쇼 / 오전 9시20분 SBS TV 위성생중계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