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 패키지’ 김연아의 필살기는?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09.11.15 03:37  수정

필살기 향연 중 하이라이트는 트리플 러츠

성공률 높은 ‘효자기술’ 세계신기록 견인차

아사다 마오(19·일본)의 트리플 악셀, 안도 미키(21)의 쿼드러플, 캐롤라인 장(16·미국)의 펄 스핀 등 세계 피겨선수들은 저마다 내세우는 필살기가 있다.

이를 두고 피겨 팬들은 ‘피겨의 꽃’이라 부르며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일부 팬들은 필살기가 없는 피겨 연기는 밋밋한 기술안무, 평범한 구성연기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서 때문일까. 아사다 마오나 안도 미키 등 세계적인 피겨선수 대부분이 선수생활 단축을 부르는 위험한 점프 기술들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연아의 필살기 향연 중 가장 돋보이는 기술은 단연 트리플 러츠다.

‘토탈 패키지’ 김연아의 진정한 필살기!

그러나 성공확률이 낮은 필살기를 대표기술이라고 내세우는 건 오히려 제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 성공확률이 높지 않으면 사실상 대부분 대회에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만큼 실수도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연아의 필살기들은 하나같이 성공률이 높아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 피겨 전문가들로부터 ‘토털 패키지’로 불리는 김연아가 빙판 위에서 시도하는 모든 점프와 스핀, 몸 전체를 총동원하는 안무는 단연 으뜸이다.

굳이 김연아의 필살기 향연 중 한 가지를 꼽으라면 트리플 러츠(기본점수 6점)다.

트리플 러츠는 공중에서 3바퀴를 도는 점프기술이다. 그런데 이 점프는 단순히 도약해 회전하고 착지하는 ‘직선적인 점프’ 수준의 기술을 넘어선다. 한 방향으로 향하다 도약 순간 역방향, 다시 말해 완전 반대 방향으로 점프해 회전하는 기술이다.

그것도 ‘전진’이 아닌 ‘후진’으로 도약 직전 왼발만으로 스케이트를 타다 점프하는 순간은 왼발을 바깥쪽(이하 아웃엣지)으로 기울인다. 그리고 동시에 오른발 끝을 얼음에 찍어 몸 중심을 비틀어 날아오른다.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가 가장 대표적인 기술로 꼽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연아는 아웃사이드 왼발로 도약해 공중에서 정확히 3바퀴를 꽉 채우고 완벽하게 착지한다. 도약 순간 왼발은 바깥쪽으로 심하게 꺾여 일반인들이 보기엔 발목이 상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를 낳을 정도다.

다시 말해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의 정석 자세인 아웃 엣지를 적당한 각도에서 시도하지 않는다. 왼발을 완전히 바깥쪽으로 눕는 수준의 깊은 아웃 엣지를 구사한다. 그만큼 트리플 러츠는 김연아의 필살기로 손색이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김연아 만큼 깊은 엣지를 사용하는 걸 꺼려한다. 뿐만 아니라 도약한 뒤부터 완벽하게 3회전 회전수를 채우는 것도 벅차다.

김연아는 지난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러츠 단독 점프 하나만으로 7.8점이나 챙겼다. 트리플 러츠 기본점수가 6점임을 감안했을 때, 심판은 김연아에게 무려 1.8점이나 가산점을 부여한 셈이다.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 7.8점은 아사다 마오의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 기본점수 8.2에 버금가는 점수다.

또 김연아는 이번 2009-10시즌 그랑프리 1차대회에서 공중 3회전-3회전 연속 점프에 트리플 러츠를 넣어 트리플러츠-트리플 콤비네이션으로 12점이나 받았다. 기본점수 10점에 가산점 2점을 추가로 받은 것.

그만큼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는 심판진에게도 확실히 인정받고 있는 교과서적인 점프다.

아사다 마오의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이 화려하지만 좀처럼 성공하기 힘든 계륵과도 같은 기술이라면,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기술인 셈이다. [데일리안 = 이충민 객원기자]

◆김연아 경기일정 & 중계일정

15일 오전 9시~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 오전 9시20분 SBS TV 위성생중계
16일 오전 4시~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 오전 3시50분 SBS TV 위성생중계
16일 오전 9시30분~ 갈 라 쇼 / 오전 9시20분 SBS TV 위성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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