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등산객들 발길에 나날이 훼손 심각
아차산 등줄기를 따라 용마산. 망우산을 지나면서 산등성이는 끊어졌다가 이어지길 반복하면서 불암산 수락산까지 장장 14km나 연결된다. 그곳엔 봉우리마다 크고 작은 고구려 것으로 추정되는 보루성이 20여 곳에 쌓여 있다.
그중에서 우뚝 솟은 불암산(507m)에는 2개의 봉우리가 있다. 주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 에 또 하나의 봉우리(420m)를 감싼 보루성 같은 산성이 있다.
둘레 약 236m 정도의 성벽은 오랜 세월 풍우에 시달려 무너져 흘러내렸다. 동쪽 남양주 별내면 방향에만 경사가 급한 탓으로 사람들의 통행이 어려워서 그런지 원형의 성벽을 볼 수 있다. 길이 약 14m. 높이가 2m 정도인 성벽에는 1500년 숨어 지낸 듯 세월의 더께가 묻어있다.
서쪽은 거대한 암반이 절벽을 이루며 암반 사이사이에만 성벽이 축조됐다. 등산객들의 통로가 된 남쪽은 문지로 보이는 형태가 있지만 성돌은 길게 너부러져 훼손이 심한 상태다.
불안산은 서울의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경계지점이다.
산봉우리가 마치 송낙을 쓴 부처의 모습과 같다 해서 불암산으로 이름 지어졌고. 일명
천보산. 필암산이라고도 한다. 지금도 산 계곡 곳곳에 암자와 절이 있으며 조선 세조 때는 왕실의 4대 원찰이 있을 정도였다.
불암산 지형은 능선이 길게 뻗어 있어 시원한 경치를 맛볼 수 있고 산길도 험하지 않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행길이다. 이곳에서 보는 서울 야경은 또한 일품이다.
불암산성은 고구려가 한강유역을 장악하고 있을 때 쌓은 보루성으로 추정된다. 남아 있는 성벽에서 고구려 산성의 특징인 뒷 물림 쌓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산성에서 발견되는 유물은 청동기시대 무문토기류. 통일신라의 경질토기편 등 고려의 도기편도 수습된다. 산성 장상에는 헬기장이 조성돼 있고 그 아래 북동쪽에는 지경 8m의 물을 저장하는 집수시설도 있다.
서쪽아래는 중랑천과 마들평야가 펼쳐져 있으며 맞은편에는 북한산성이 내려다보고 있어 서울의 동북방면을 방어 하는 천연의 요새다.
불암산성은 아직까지 시굴, 발굴조사조차 시행되질 않고 있다. 유적 보존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은 우울하다.
불암산은 서울과 남양주 일대 시민들의 심신을 단련시켜 주는 보물이지만. 선조들의 호국유적은 천대받고 있다.
위치 : 서울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 경계
글·사진 / 최진연 기자(cnnphoto@naver.com)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