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왼쪽)과 로이스터 감독이 28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각자 필승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
포스트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두산-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개봉이 임박, 치열한 맞대결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따라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놓칠 수 없는 맞대결 속의 맞대결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춰본다.
양 팀 감독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포스트시즌 33경기에서 16승17패를 거둔 두산 김경문 감독이 경험에서 앞서 있다. 김 감독은 3회 올라간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 패했지만 플레이오프 이하 시리즈에서는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2002년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대행 시절 53승94패(0.361)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고, 지난해 삼성에 3연패를 당하며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식 야구에 적응하며 지난해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선발의 무게감은 막판 대활약으로 4강을 이끈 조정훈의 롯데로 쏠린다.
조정훈은 올 시즌 14승9패로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탈삼진(175개) 부문에서도 2위에 올랐다. 두산전 4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01로 평범했지만 최근 구위가 무섭다.
SK에서 방출돼 두산에 영입된 니코스키는 올 시즌 4승8패 평균자책점 3.78에 불과하다. 하지만 9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 두산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로 떠올랐다. 롯데전에서는 3경기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4.35.
테이블세터진에서는 우위를 가리기 어렵지만 올 시즌 성적만 보면 김주찬과 이승화가 버티고 있는 롯데 쪽으로 조금 더 기운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김주찬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4타수 6안타 3타점 1도루로 제 몫을 해낸 몇 안 되는 타자였다. 최근 롯데의 2번타자로 주로 나오고 있는 이승화는 화려하진 않지만 뛰어난 수비와 팀배팅으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이종욱은 2007~2008년 플레이오프 MVP를 연속으로 차지할 만큼,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선수다. 올 시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지만 현재 전성기 기량을 거의 회복했다. 하지만 고영민이 슬럼프에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김경문 감독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현수-김동주-최준석로 이어지는 클린업은 정확도에서 8개구단 최고를 자랑한다. 김현수와 김동주가 3할5푼을 상회하고, 최준석도 3할타자라 피할 곳이 없다.
특히, 김동주와 김현수는 롯데의 천적이다. 김동주는 롯데전에서 0.429에 4홈런 13타점, 김현수는 0.417에 3홈런 1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게다가 이들 뒤에는 득점권에서 강한 손시헌과 이원석이 버티고 있어 끝까지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홍성흔의 중심타선은 동시에 터지면 가장 무서운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조성환과 홍성흔이 정확한 타격으로 앞뒤를 받쳐주고 이대호와 가르시아의 장타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롯데 승리의 관건은 57홈런을 합작한 이대호와 가르시아의 대포 가동 여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대호는 두산에 0.342 타율에 5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강점을 보였고, 가르시아도 타율은 낮지만 3홈런 11타점으로 활약했다.
불펜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두산이 롯데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두산은 K-I-L-L(고창성-임태훈-이재우-이용찬)라인을 중심으로 한 견고한 불펜진이 최대강점이다. 특히, 구원으로만 11승을 챙긴 임태훈과 64경기에 등판해 5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95을 기록한 ‘중고신인’ 고창성은 불펜의 핵심이다.
롯데는 두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 시즌 강영식, 이정훈, 임경완, 배장호, 애킨스 등 지난해보다 훨씬 풍부해진 불펜진을 이뤘다. 임경완-이정훈으로 이어지는 승리조는 롯데가 경기 후반에도 안심할 수 있게 만든다.
양 팀의 약점은 오히려 마무리다. 이용찬과 애킨스는 세이브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지만, 각각 4.20과 3.83의 평균자책점으로 등판 때마다 불안한 모습을 보여 이들이 승부처에서 등판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데일리안 = 이광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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