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달린다" 러닝 열풍…심장이 '이 신호' 보내면 멈추세요!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11.04 04:00  수정 2026.11.04 04:0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추위에 혈관 수축·혈압 상승…심장 부담 커져

“건강한 사람도 무리한 달리기 주의…강도 조절 중요”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찬바람이 불어도 러닝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에도 운동화를 신고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가 자칫 심장에는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평소와 같은 운동도 심장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외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운동 중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서울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에서는 20대 여성 참가자가 결승선을 약 500m 앞두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 됐지만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같은 달 17일 경주 마라톤 대회에서도 20대 여성 참가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치료 후 퇴원했으며, 미국 포틀랜드와 밀워키 대회에서도 20~30대 참가자가 경기 도중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젊은 사람도 달리기 도중 응급상황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자신의 건강 상태와 체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는 데다, 달리기로 심박수까지 빨라지면서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진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운동 중 심장에 필요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협심증이 발생하거나 악화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병력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평소 건강한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운동량이 부족했던 사람이 갑자기 장거리 달리기나 고강도 운동에 도전하면 심장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특히 일부 심장질환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격렬한 운동 중 처음 드러나기도 한다.


노승영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기록 단축에만 집중하거나 다른 사람의 속도에 무리하게 맞추기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랫동안 운동을 쉬었다면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시간과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러닝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운동도 필요하다. 운동 전 실내에서 5~10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동적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야외에서도 천천히 달리기 시작해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체온 유지를 위해 보온성이 있는 옷을 여러 겹 착용하고, 바람이 강하거나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지는 날에는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을 마친 뒤에는 갑자기 멈추기보다 가볍게 걸으며 심박수를 서서히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 중 나타나는 이상 신호도 놓쳐서는 안 된다. 가슴이 조이거나 압박되는 느낌, 평소와 다른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증, 식은땀 등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특히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하면 단순한 운동 피로로 여기지 말고 신속히 119에 신고해야 한다.


노 교수는 “추운 날씨에는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으로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며 “러닝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와 체력을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준비운동과 단계적인 강도 조절을 통해 안전하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