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5µL로 미세 분자 신호 분석…181명 대상 연구 진행
질환별 차이 확인해 AI로 분류…국제학술지 표지 논문 선정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연구진이 소변 속 분자 신호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간질성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을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증상이 비슷해 감별이 어려웠던 두 질환을 정상군과 함께 최대 92%의 정확도로 분류하면서 새로운 진단 보조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김준기 융합의학과 교수와 신정현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고감도 바이오마커 검출법과 AI를 결합한 방광질환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과민성 방광은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절박뇨와 잦은 배뇨가 주요 증상이다. 간질성 방광염은 방광 통증이나 압박감을 동반하는 만성 질환으로,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배뇨 횟수가 늘어나기도 한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달라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 그러나 단일 검사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단해왔다. 이에 따라 객관적인 진단 보조 기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변 속 분자신호를 AI로 분석해 방광질환을 정확하게 분류하는 분석 기술 모식도.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SERS)’과 AI 알고리즘을 결합했다. SERS는 분자가 가진 고유한 진동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로, 일반 라만 분광법보다 미세한 분자 신호를 높은 감도로 검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변 속 미량의 분자 신호를 효과적으로 증폭하기 위해 산화아연 나노구조에 금을 결합한 SERS 칩을 제작했다. 이를 활용해 정상 대조군 117명과 간질성 방광염 환자 19명, 과민성 방광 환자 45명 등 총 181명의 소변을 분석했다. 검사에는 대상자당 약 5마이크로리터(µL)의 소변이 사용됐다.
분석 결과, 세 집단의 소변에서 얻은 라만 스펙트럼은 서로 다른 패턴을 보였다. 특히 질환에 따라 특정 영역에서 나타나는 신호 강도에도 차이가 확인됐다. 증상은 비슷하더라도 소변 속 분자적 특성에는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왼쪽부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신정현 교수.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네 가지 머신러닝 기법(PCA-PLS-DA, PCA-LDA, XGBoost, LightGBM)을 적용했다. 그 결과 정상군과 간질성 방광염, 과민성 방광을 구분하는 정확도가 최대 92%에 달했다.
김준기 교수는 “소변에는 다양한 단백질과 대사산물 등 환자의 생리적·병리적 상태를 반영하는 분자 정보가 포함돼 있지만, 이를 개별 물질 단위로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소변의 복합적인 분자 정보를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확보하고, 여러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질환별 특징을 분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임상 검증을 확대한다면 비침습적인 방광질환 진단과 모니터링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임상 환자군을 확대해 진단 성능을 검증하고, 질환의 중증도와 치료 전후에 따른 소변 분자 특성의 변화도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진단뿐 아니라 질환 상태와 치료 반응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센서·바이오분석 분야 국제학술지 ‘ACS 센서스(ACS Sensors)’에 최근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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