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허리가 아플지, 지금 이 세 가지로 가늠할 수 있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11.04 07:00  수정 2026.1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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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희한의원 구로디지털단지점 이한별 원장.

허리가 아직 멀쩡한 사람에게 세 가지만 확인하면 몇 년 뒤 허리가 아플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코어 근육이 제 타이밍에 켜지는지, 고관절이 충분히 돌아가는지,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동전 하나를 어떻게 줍는지, 이 세 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972만명, 이 중 허리디스크 환자만 269만명이다. 20대 환자도 드물지 않다. 허리 통증은 나이 든 사람만의 병이 아니라, 앉아서 일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거의 모든 현대인의 문제가 됐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허리 통증을 '요통(腰痛)'이라 부르고, 원인을 크게 두 갈래로 본다. 신장의 기운이 허약해져 뼈와 허리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는 '신허요통(腎虛腰痛, 신장의 정기가 부족해 생기는 요통)'과 기운과 혈액의 흐름이 막혀 통증이 생기는 '기체혈어(氣滯血瘀, 기운과 혈액이 정체되어 뭉친 상태)'다.


신허요통은 은근하게 아프다가 피로하면 심해지고 기체혈어는 특정 자세나 동작에서 콕콕 찌르듯 아픈 경우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신장은 서양의학의 콩팥이 아니라 뼈와 골수, 허리 아래를 관장하는 한의학적 개념이다. '황제내경'은 "허리는 신장의 집(腰者腎之府)"이라 썼는데, 신장의 기운이 부족해지면 허리를 지탱하는 힘도 함께 빠진다는 뜻이다. 코어와 골반의 안정성이 허리 건강의 뿌리라는 요즘의 관찰과 다르지 않다.


척추 전문가들의 임상 관찰에 따르면 팔다리를 움직이기 전 체간 근육이 먼저 수축해 척추를 보호하는 '선행 안정화' 기능이 떨어질수록 허리 통증 위험이 커진다.


근전도 실험에서는 팔을 들기 약 0.04초 전 복부 심부 근육이 먼저 활성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고관절의 가동 범위가 좁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허리뼈, 특히 아래쪽 마디로 옮겨간다.


세 번째가 동전 줍기다. 무릎은 그대로 둔 채 허리만 굽혀 바닥의 물건을 집는 습관이 반복되면 허리 마디에 부담이 쌓인다.


반대로 무릎과 고관절을 함께 굽혀 몸 전체로 물건을 드는 사람은 허리가 덜 상한다. 한 스포츠팀 선수단을 대상으로 이 세 가지를 평가해 고위험군을 추려냈더니 실제로 이후 그 선수들에게서 허리 통증이 나타났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진료실에서 매일 보는 장면도 다르지 않다. 온종일 앉아 일하는 환자들은 모니터를 보려고 목을 앞으로 빼고, 서랍 속 서류를 꺼내려 허리만 비튼다. 이런 동작이 하루에도 수십 번 쌓이면 결국 부담은 허리 아래쪽 마디로 몰린다.


임상에서는 신허요통에 신장의 기운을 보강하는 육미지황탕, 우귀음 계열을, 기체혈어에는 기혈 순환을 돕는 접골탕 계열을 체질과 증상에 맞춰 처방한다. 침치료는 신수, 대장수, 위중혈 등에 놓아 허리 주변 근육과 신경의 긴장을 풀어주며, 통증 양상에 따라 자침 깊이와 강도를 조절한다.


추나요법은 골반과 척추의 틀어짐을 손으로 교정해 코어와 고관절이 제 역할을 되찾도록 돕는다. 앞서 말한 선행 안정화와 고관절 가동성을 함께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다만 급성 염좌나 디스크 파열이 의심되면 정밀 검사부터 받아야 하고 치료와 함께 앉는 자세와 물건 드는 습관을 바꿔야 효과가 오래간다.


물건 하나를 주울 때 무릎을 살짝 굽히는 것, 그 작은 습관이 몇 년 뒤 허리 건강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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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한별 한의사·구로디지털단지 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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