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6일 8995건…전년 동기 대비 60.2% 증가
29일까지 1만2465건…참고인 조사·증거 보강 요구
검사 사실관계 확인 자료, 재판 증거 사용 제한
지난해 한 달 내 이행 31%…경찰은 수용 가능 입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데일리안DB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 한 달 만에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가 전년 동기보다 60% 넘게 늘었다. 검사가 직접 보강하던 진술과 증거를 경찰이 다시 확보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사건 처리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사기관을 오가는 절차가 늘어날수록 기소 판단과 재판이 늦어지고, 그 부담은 사건 해결을 기다리는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집계에 따르면 같은 달 2~26일 경찰이 받은 보완수사 요구는 8995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15건보다 3380건(60.2%) 늘었다. 주요 요구 내용은 참고인 추가 조사와 물적 증거 보강, 사실관계 확인 등이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서는 지난달 2~29일 보완수사 요구가 1만246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는 송치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게 됐다. 공소제기 여부 판단이나 공소유지에 추가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과거 검사가 직접 처리하던 수사 보강 업무까지 경찰에 대한 요구로 바뀌면서 경찰의 업무 부담도 커진 것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연쇄방화 사건에서도 이런 절차 변화가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구속 송치된 70대 피의자의 추가 심리분석을 위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송치 전에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 동기를 분석했다. 공소청의 요구에 따라 구치소에 수감된 피의자의 추가 심리검사에 필요한 실무 절차도 경찰이 맡게 됐다.
증거 확보 절차도 달라졌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은 검사가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사실관계 확인과 고소인 등의 면담을 통해 취득한 진술·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 때문에 송치 뒤 추가 조사가 필요해지면 검사가 경찰 등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사건 기록과 자료를 주고받고 조사 일정을 다시 조율하는 과정이 반복될수록 기소 여부 판단과 공판 진행이 늦어질 수 있다.
늘어난 보완수사를 제때 처리할 수 있을지도 과제다. 법무부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검찰청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11만14건 가운데 한 달 안에 이행된 사건은 3만4101건(31.0%)이었다. 처리에 3개월 넘게 걸리거나 이행되지 않은 사건은 2만6354건(24.0%)에 달했다.
현행 수사준칙은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검사가 1개월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보완수사 요구가 늘어난 상황에서 실제 처리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 사건 적체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수사 인력 확충과 수사팀장 역할 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시도경찰청 협력계를 통해 주요 보완수사 요구를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사건 처리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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