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보원, ‘지역산업과 고용’ 가을호 발간
지역 교육과 취업 정착 잇는 인력양성 강조
지역산업과 고용 가을호 표지. ⓒ한국고용정보원
지역 주력산업의 위기와 청년 유출이 맞물리면서 지역 일자리 정책도 기존 고용을 지키는 데서 산업전환에 필요한 인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포항 철강기업 신규채용이 1년 만에 655명에서 26명으로 급감하는 등 산업 변화가 지역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례도 제시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한국지역고용학회와 공동으로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 가을호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호는 ‘지역산업 육성과 지역 일자리 정책의 방향’을 주제로 산업구조 변화와 인구 감소, 청년층의 지역 이탈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고용정책 연계 방안을 다뤘다.
고용정보원은 기업과 산업에 대한 지원만으로는 지역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산업 변화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에서 취업해 정착할 수 있도록 일자리 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위기 대응서 산업전환으로…새 일자리 창출 역할 확대
김지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제도가 조선과 자동차 등 특정 산업의 위기가 지역경제 전체로 번지는 과정에서 기업 지원과 고용안정을 병행해 급격한 위축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존 고용지원은 고용유지와 실직자 생계, 재취업 지원 등 위기 발생 이후 대응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신산업 육성과 산업전환에 필요한 인력을 미리 양성하고 이동시키는 기능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 산업위기 대응정책의 무게중심을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것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향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지역 고용위기 지원제도를 연계하고 지역 미래 전략산업에 맞춘 산업전환형 인력양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지역대학을 활용한 인재양성 체계와 신산업 고용 증가, 직무전환 등을 반영한 성과관리 체계도 과제로 제시했다.
지역서 배우고 취업 정착까지…직업교육 역할 재설계
류지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층 수도권 유출 속에서 지역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중등직업교육의 역할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직업계고 취업률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산업의 인력수요를 교육과정에 반영해 교육과 취업, 지역정착까지 이어지는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학생 유입 기반 약화와 산업수요·교육 간 미스매치, 양성 인력의 지역 이탈, 취약한 지역 거버넌스 등이 과제로 지적됐다.
류 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기업이 참여하는 상설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중앙정부 단기 공모사업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봤다. 지자체가 주거와 교통 등 정주여건 개선에도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실장은 지방소멸 대응정책도 지역 특성에 따라 차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금성 지원과 산업·일자리 지원, 생활인프라 개선은 인구 이동과 정착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시차가 서로 다른 만큼 정책 성과를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나눠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포항 철강 신규채용 급감…지역 자산 활용한 일자리도 모색
지역 사례에서는 포항 철강산업의 고용 위기와 전남 장흥의 폐교도소 활용 사례가 소개됐다.
정군우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중국 수출 확대,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포항 철강산업의 경쟁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항 철강산업단지 상주인력과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주요 철강기업 신규채용은 2024년 655명에서 2025년 26명으로 크게 줄었다. 청년층이 지역 주력산업에 진입할 기회 자체가 좁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 연구위원은 기업의 생산과 가동, 고용 변화를 조기에 파악해 고용유지 지원으로 연결하고 저탄소·자동화 전환에 맞춘 재직자 직무전환과 숙련 향상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 대학과 고교, 훈련기관을 철강기업과 연결해 청년의 산업 진입 경로를 넓히는 방안도 제시했다.
신우진 전남대학교 교수는 옛 장흥교도소를 문화재생 복합공간 ‘빠삐용Zip’으로 전환한 사례를 소개했다. 영화·드라마 촬영과 관광을 지역 소비와 주민 참여형 일자리로 연결했지만 기간제 중심의 직접고용과 지원금 의존 구조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창수 고용정보원장은 “이번 가을호는 지역산업의 위기와 변화가 지역의 일자리와 인력 문제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며 “지역의 산업정책과 일자리정책이 긴밀하게 연계돼 지역에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일자리 기반을 만드는 데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