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의 어른" 임형주·최수종 등 추모
배우 최불암의 별세 소식에 대중문화계와 정치권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팝페라 가수 임형주는 30일 SNS를 통해 "존경하고 사랑하는 최불암 이모부. 믿기지가 않는다. 그저 눈물만 흐른다"라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언제나 제 노래를 아껴주시고, 항상 제 독창회에 김민자 이모님과 함께 와주셨고, 늘 좋은 말씀으로 권면해 주셔서 감사했다.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따스한 아버지가 돼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라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최불암ⓒ뉴시스
최수종은 "한평생 배우라는 이름을 넘어 대한민국 이웃들의 땀방울과 밥상 위의 삶을 가장 깊이 경외하고 아껴주셨던 선생님, 선생님이라는 커다란 그늘 아래에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고 감사했다"라는 글을 남겼다.
작곡가 윤일상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더 따듯한 저녁의 소리를 만들어주셔서 고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정치권에서도 애도가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국민배우 최불암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수사반장'의 박 반장으로,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화면 속에서 만날 때마다 마음이 푸근해지던 분이셨기에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선생님의 너털웃음에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 있었고, 그 목소리에는 힘겨운 시절을 견뎌온 세대의 애환이 배어 있었다. 14년 동안 전국의 소박한 밥상을 찾아다니며 평범한 이웃들의 삶에 귀 기울이셨고, 어려운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일도 마지막까지 놓지 않으셨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서울시와의 인연도 각별했다"며 "선생님은 1998년부터 서울시 홍보대사로 함께해 주신 최장수 홍보대사셨다. 오랜 세월 서울의 얼굴이 되어주신 그 마음을 서울식구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억하겠다"라고 말했다.
전수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30일 SNS를 통해 "'파하하'하고 웃으시던 그 호탕하고도 정겨운 웃음소리가 아직 귓가에 선명한데, 우리의 영원한 '국민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께서 먼 길을 떠나셨다. 가슴 한구석이 텅 빈 듯 시려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은 지난 60여 년간 단순한 배우가 아니었다. 고단하고 팍팍했던 시절, '수사반장'의 박 반장님은 범죄 앞에서는 추상같으면서도 죄지은 자의 사연 앞에서는 남몰래 눈물 훔치던 우리의 든든한 위로였다. 무려 22년간 우리 곁을 지킨 '전원일기'의 김 회장님은 언제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가 안기고 싶은, 변치 않는 넉넉한 고향의 품이었다"며 "세월이 흘러 백발이 성성해지신 후에도 선생님의 온기는 식지 않았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인의 밥상'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시며, 거칠고 투박한 우리네 이웃들의 손을 맞잡아 주셨다. 소박한 밥 한 그릇에 담긴 눈물을 함께 삼키며 브라운관 너머로 건네시던 다정한 눈빛은,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다정한 응원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 세상의 모든 무거운 짐과 아픔은 이제 이곳에 모두 내려놓으십시오. 선생님께서 우리 삶의 굽이굽이마다 남겨주신 뭉클한 감동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은, 온 국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지지 않는 별로 남아 길을 비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67년. 한 사람이 수많은 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 마음을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로 전해온 시간"이라고 고인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박 반장의 눈빛에서 우리는 정의를 믿었고, 김 회장의 묵묵한 뒷모습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읽었다. 선생님의 연기 속에는 우리가 살아온 세월과, 차마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누군가의 곁을 지킨다는 것은 얼마나 크고 어려운 일인지요. 선생님은 그렇게 한 시대의 어른이 되셨다. 한 사람의 생이 이토록 많은 사람의 기억에 깃들 수 있다는 것. 선생님이 남기신 삶 앞에서, 오래 사랑받는다는 일의 깊이를 생각한다"며 "오늘은 우리 마음의 저녁이 조금 더 쓸쓸하다. 그러나 세월도 선생님께서 건네신 온기까지 거두어가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수많은 배역의 무게를 내려놓으시고 평안히 쉬십시오. 그 웃음과 목소리를 오래 기억하겠다"라고 말했다.
최불암 29일 오후 10시쯤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2011년부터 14년간 진행한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했다. 이후 재활에 힘써왔으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9년 극단 '실험극회'에서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그는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연기 인생 67년간 드라마 '수사반장', '전원일기'를 비롯해 영화 '만종', '기쁜 우리 젊은날'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친근한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KBS1 '좋은나라 운동본부'를 진행했으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KBS1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30일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맞는다.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거행된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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