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는 일상을 되돌리는 일"…하태경 교수가 말하는 복벽탈장 수술 [명의열전]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10.27 13:57  수정 2026.10.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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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 인터뷰

복벽탈장부터 위암까지 환자 기능 회복에 집중

“수술 후 환자가 일상 되찾을 때 가장 큰 보람”

“환자 위한 외과의 길, 열정 있는 후배들이 이어가길”




환자를 향한 사'명'감으로 의료 현장을 지켜온 '의'료인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전'달하겠습니다. 각 분야에서 환자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분을 제보해주시면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하태경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가 지난 19일 한양대병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양대병원


“수술을 받고 나면 환자의 삶이 달라집니다. 걷기조차 힘들었던 사람이 다시 일상을 되찾는 거죠. 의사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의사에게 수술은 일상이지만 환자에게는 삶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오랜 시간 불편함을 견뎌온 환자가 다시 걷고, 일하고,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순간이다. 특히 여러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환자가 수술 후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의사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하태경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지난 19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수술의 의미가 단순히 질환을 치료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술을 통해 환자가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가 불편함에서 벗어나 다시 평범한 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시 걷고 일상으로”…환자의 회복에서 찾는 보람

하 교수가 현재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복벽탈장이다. 위암 환자 진료와 비만대사수술 등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찾아오는 복벽탈장 환자 치료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복벽탈장은 배를 둘러싼 근육과 조직이 약해진 틈으로 장이나 지방조직 등이 밀려 나오는 질환이다. 이 가운데 절개탈장은 과거 복부 수술을 받은 부위가 약해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거나 조직 유착이 심한 경우 치료가 까다로울 수 있다.


문제는 환자들이 탈장을 단순히 배가 나온 것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하 교수는 “배가 조금 튀어나와도 살이 찐 것으로 생각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며 “특히 복부 지방이 많은 환자는 탈장이 생긴 사실을 모른 채 몇 년씩 지내다 검사를 받고서야 발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복벽탈장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에도 상당한 제약이 생긴다. 복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걷기조차 힘들어지고, 외형 변화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도 있다.


그는 “복벽이 심하게 벌어진 환자는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걷는 것부터 힘들어한다”며 “어떤 일을 하더라도 배에 힘이 들어가는데 그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목욕탕이나 탈의실에 가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일은 외과의사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미 여러 차례 복부 수술을 받은 경우 조직이 손상되거나 유착돼 있어 복벽을 다시 복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술법이 발전했지만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의료진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하 교수 역시 기존 복강경 수술의 한계를 경험한 뒤 새로운 수술법을 익히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2022년부터는 로봇을 활용한 복벽탈장 수술을 시행하며 환자의 복벽을 정교하게 복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적절한 수술법을 찾지 못해 치료받지 못했던 환자들이 있었지만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되면서 치료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벌어진 부위를 메우는 데 그치지 않고 복벽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치료 철학은 그가 오랫동안 진료해 온 위암 수술에서도 이어진다. 과거에는 암을 제거하기 위해 위 전체나 상당 부분을 절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암의 위치와 진행 정도 등을 고려해 소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수술법이 발전하고 있다.


하 교수는 “위암의 진행 정도와 위치, 환자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벽탈장 수술 역시 단순히 벌어진 부위를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실에선 소통, 후배들에겐 경험…“중요한 건 결국 환자”
한양대병원 전경 ⓒ한양대병원

환자를 향한 하 교수의 진심은 진료실에서도 드러난다. 병원 홈페이지에 적힌 그의 소개 문구는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의사’다. 어려운 의학용어 대신 환자가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하고, 사소한 걱정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의사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하 교수는 “진료실에는 나이도 성격도 서로 다른 환자들이 찾아온다”며 “환자와 공감하려면 무엇보다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라는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누구나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환자 한 명에게 들이는 시간도 길다. 정기검진을 받는 환자는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으로 진료가 끝날 수 있지만, 암 재발을 걱정하는 환자에게는 불안한 마음을 헤아리고 충분히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환자와 충분히 대화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하루에 많은 환자를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같은 질환을 앓더라도 환자마다 걱정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의 관심은 앞으로 외과를 이끌어갈 후배 의료진에게도 향해 있다.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되더라도 이를 시행할 의료진이 부족하면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보다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의료진이 꾸준히 배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하 교수는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환자”라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환자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외과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분야에 애정과 열정을 가진 후배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수술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더 많은 의료진이 다양한 수술 경험을 쌓아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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