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파장 간호사에 전가, 환자 안전 위협"…서울대병원 노조, 파업 예고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10.26 14:07  수정 2026.10.2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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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이후 숙련 간호사 이탈…경력직 비율 14.4%p 감소

16차례 교섭에도 합의 불발…28일부터 무기한 파업

노조 “환자 안전 위협”…병원 “진료 공백 최소화에 최선”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게시된 노동조합의 파업 관련 안내문. ⓒ뉴시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필수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오는 28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의정갈등 이후 숙련 간호사들이 진료지원(PA) 업무로 대거 이동한 데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으로 중증환자 비중까지 높아지면서 인력난이 심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인력 부족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넘어 환자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병원 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오는 28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에는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의료기사 등 약 3500명이 소속돼 있다.


노조는 지난 8월 4일부터 16차례 단체교섭과 20여 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인력 충원과 임금 등 주요 쟁점에서 병원 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지난 16~20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79.6%, 찬성률 91.6%로 쟁의행위를 가결한 데 이어 22일 대의원회의에서 전면 파업을 최종 결정했다.


노사가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필수인력 충원이다. 노조는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발생한 의료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숙련 간호사들이 진료지원 업무로 이동하면서 기존 병동의 인력난이 심해졌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병동 간호사 204명이 진료지원 업무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신규 간호사는 244명에서 418명으로 늘었지만, 3년 이상 경력 간호사 비율은 84%에서 69.6%로 14.4%포인트 감소했다. 간호사 수를 늘려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신규 인력을 교육하고 중증환자를 돌볼 숙련 간호사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으로 중증환자 비중까지 높아지면서 현장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업무량과 환자 중증도는 높아졌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가 23일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분회

인력 충원 외에도 실질임금 보장과 육아휴직급여 제도 개선, 서울대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노조에 따르면 교육부 산하인 서울대병원 직원들은 사학연금 적용으로 정부의 육아휴직급여를 받지 못해 병원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비용이 정부의 총인건비에 포함되면서 임금인상 재원이 줄어들어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다른 9개 국립대병원과 마찬가지로 서울대병원도 복지부로 이관해 공공의료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백남종 서울대병원장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9개 국립대병원이 (복지부로) 이전한 상황에서는 서울대병원도 복지부로 가는 게 더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소관 부처보다 병원 본연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교육과 연구, 진료, 공공의료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병원 측이 요구를 수용한 실질적인 제시안을 내놓을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필수유지업무 관련 규정에 따라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기능은 유지할 계획이다.


박나래 서울대병원분회장은 “숙련된 간호사가 빠져나간 자리를 신규 간호사 숫자로 채운다고 같은 인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28일 전에 인력 충원과 정당한 처우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수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병원은 지난 8월부터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을 이어오고 있다. 파업 기간에도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진료 공백과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지속하며, 진료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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