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변화로 두 종류 호르몬 방출 시점 조절
동물실험서 기존 주사와 유사한 배란 유도 효과 확인
ⓒ세브란스병원
난임 치료 과정에서 여러 차례 맞아야 하는 호르몬 주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약물전달 기술이 개발됐다. 피부에 한 번 삽입하면 두 종류의 생식호르몬을 시간차를 두고 방출하는 방식으로, 반복 주사에 따른 불편을 줄일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26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성학준·조성우·유승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교수와 김현재 학생, 최영식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온도 변화에 따라 약물 방출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형상기억 마이크로니들’을 개발했다.
난임 치료를 위한 과배란 유도 과정에서는 난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난포자극호르몬(FSH)과 배란을 유도하는 인간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hCG) 등을 정해진 일정에 따라 투여해야 한다. 대부분 피하주사 방식으로 투여하기 때문에 반복적인 주사에 따른 통증과 불편함이 발생하고, 환자가 투여 시점을 정확히 지켜야 하는 부담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도 변화에 따라 원래 형태로 돌아가는 형상기억고분자를 활용해 약물 방출 시점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을 개발했다.
ⓒ세브란스병원
마이크로니들을 피부에 삽입하면 먼저 FSH가 3일 동안 서서히 방출된다. 이후 필요한 시점에 핫팩 수준의 온열 자극을 가하면 마이크로니들의 형태가 변하면서 hCG가 방출된다. 이를 통해 두 호르몬의 투여 시점과 방출 속도를 각각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부 침투와 약물 탑재에 적합한 구조를 설계하고, 세포·조직 실험에서 온도 변화에 따른 약물 방출 조절 기능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도 FSH를 지속적으로 전달한 뒤 온열 자극으로 hCG를 빠르게 방출하는 데 성공했다. 반복적으로 호르몬을 주사한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호르몬 농도의 급격한 변화를 줄이면서도 기존 주사요법과 유사한 배란 유도 효과를 보였다.
성학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니들의 형상 변화를 이용해 필요한 시점에 약물 전달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반복 주사에 따른 환자 부담을 줄이고, 여러 약물을 순차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다양한 치료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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