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희귀 콩팥질환, 유전자 교정으로 기능 회복 확인"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10.26 10:57  수정 2026.10.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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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텔만 증후군 환자 세포에 정상 유전자 삽입

콩팥 오가노이드서 단백질·나트륨 수송 기능 회복 확인

“초기 연구 단계…안전성·효과 추가 검증 필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희귀 유전성 콩팥질환인 ‘기텔만 증후군’의 유전적 결함을 보완하고 콩팥 세뇨관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전해질을 보충하는 증상 완화 치료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질환의 원인을 바로잡는 근본적인 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제시됐다는 평가다.


26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정병하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가톨릭의대 장기이식연구소 임선우 박사)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기텔만 증후군 환자 유래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연구 성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기텔만 증후군은 인구 약 4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성 콩팥질환이다. 콩팥에서 나트륨과 염소의 재흡수를 담당하는 나트륨-염소 공동수송체를 만드는 ‘SLC12A3’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소변으로 염분이 과도하게 배출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혈액 내 칼륨과 마그네슘 농도가 낮아지는 등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한다.


전해질 불균형이 지속되면 만성 피로와 무기력증, 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심정지나 근육 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원인 유전자를 직접 교정하는 치료법은 없어 부족한 전해질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관리해 왔다.


기틀만 유전자 치료제 참고 그림.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전자 가위 기술인 ‘CRISPR/Cas9’을 활용했다. 서로 다른 SLC12A3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2명의 혈액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든 뒤, 염색체의 특정 위치에 정상 유전자를 삽입했다. 돌연변이를 하나씩 교정하는 대신 정상 유전자 전체를 넣어 다양한 돌연변이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유전자를 교정한 줄기세포를 실제 콩팥의 구조와 기능을 일부 재현한 ‘콩팥 오가노이드’로 배양해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나트륨과 염소의 재흡수를 담당하는 단백질의 양이 정상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 정상 오가노이드를 100으로 설정했을 때 첫 번째 환자는 교정 전 55에서 89로, 두 번째 환자는 59에서 93으로 증가해 모두 정상의 약 90% 수준에 도달했다.


실제 나트륨 수송 기능도 개선됐다. 교정 전에는 혈압 조절 호르몬인 안지오텐신 II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지만, 교정 후에는 정상 오가노이드와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나트륨 재흡수를 억제하는 이뇨제에 대한 반응도 회복돼 단백질 생성뿐 아니라 실제 수송 기능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병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 교정 기술과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콩팥 오가노이드 기술을 결합해 유전성 콩팥질환의 근본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유전자 전달 및 발현 조절 기술을 발전시키고 동물모델 등을 통해 장기간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가톨릭의대 장기이식연구소와 신장내과 연구진,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이재영 교수 연구팀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국제학술지 ‘Stem Cell Research & Therapy’에 2026년 10월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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