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허영만의 ‘식객’을 모티브로 한 동명(同名)의 영화와 드라마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또하나의 <운암정(雲巖亭)>이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하이원리조트내 호수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맑은 가을날씨와 어울리는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한옥의 운치가 풍기는 운암정은 지난 2007년 8월 SBS 미니시리즈 ‘식객(食客)’의 오픈세트장으로 활용되다 올해 6월 부분개장을 거쳐 7월 10일 전통한식전문점으로 정식 오픈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운암정은 총 69억원을 들여 363㎡(1200평)의 부지에 본관을 중심으로 다도를 체험할 수 있는 다례관, 별실인 향정관과 식객관, 주방인 수랏간을 비롯해 연못인 운암지와 팔각정자인 운암루 등 106㎡(350평) 건평의 한옥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음식의 맛’을 추구하는 운암정의 음식은 조선궁중음식 명예보유자 황혜성 씨의 큰딸 한복려 씨의 궁중음식연구원과 약선요리의 명가인 경북 풍기 약선당 등에서 자문을 받아 특급호텔 출신으로 35년 경력의 맹상태 조리팀장이 이끄는 18명의 한식전문 셰프들의 손을 거치며, 서비스 등 총 36명의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운암정측은 한식에서 제일 맛을 좌우하는 간장, 된장, 고추장은 숙성된지 10년된 씨장을 구입해 접장으로 담궜고, 5년 묵은 아홉 번 구운 소금을 사용하는 등 화학조미료를 일체 쓰지않고 있다고 밝혔다.
음식메뉴는 세트 메뉴 7종, 프로모션 메뉴 2종, 안주류 일품요리 11종, 보양음식 2종 등 총 22종의 메뉴를 갖추고 손님을 맞고 있다.
다례관의 다도 시연 모습.
운암정의 대표적인 음식은 반가(班家)음식과 식객의 요리를 반가요리기법으로 표현한 ‘낮것상(오찬:午餐)’, 식객만화에 소개된 음식을 기본으로 한 ‘식객반상’, 궁중요리를 재현한 ‘반수라. 수라 정식’, 소웅과 원기회복에 효과가 있는 오소리를 이용한 ‘장수보양 진상’, 유황오리를 이용한 ‘진연만찬’, 조선 정조대왕 모친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 등장한 요리로 구성된 ‘진어별 만찬’ 등이다.
특히, ‘식객반상’의 경우 첫 번째 입매음식인 황보채와 참살이죽과 나박김치가 나오고, 남해 생전복찜과 전유화가 두 번째, 삼진미와 젓갈, 기본찬, 계절요리, 절기탕이 세 번째, 계절과일과 모듬병과, 전통차가 네 번째로 나오게 된다.
이 가운데 특화된 메뉴로 선보이는 것이 오소리와 유황오리를 이용한 보양음식이라고 운암정측은 추천하고 있다.
오소리 기름이 보신에 효과가 있는 점을 이용해 처음 한방 민간 조리법으로 요리를 구성했으며, 유황오리는 경북 바이오산업단지의 증명서를 받은 재료를 사용한 진연만찬은 쓸개주, 우유로 만든 타락죽, 황성한우 육회, 유황오리 연육찜, 탕으로 구성하여 손님상에 오른다.
이들 음식들은 낮것상의 3만5000~12만원, 식객반상 8만원, 반수라. 수라 정식 13만~15만원, 장수보양 진상 16만원, 진연만찬 진어별 만찬 35만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암정의 지배인인 임무관 과장은 “개장 후 한달간 영업한 결과 1일평균 80명에 총 2500여 명의 손님이 다녀갔다”라며 “고객들이 주로 식객반상을 선호하고, 기본상차림인 수라정식을 찾는다. 카지노를 방문하는 VIP고객과 관광객이 주류를 이룬다”고 했다.
이어 “전통한식전문점으로 제대로 된 식재료와 서비스, 음식문화를 통해 한국적 이미지를 갖추면서, 한식의 명품화, 세계화를 추구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일반인들이 수시로 이용하기에는 운암정의 분위기나 음식의 고급화 및 가격 등으로 볼 때, 어느 정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주로 VIP고객들의 출입과 상견례, 회갑연, 전통혼례 등에 한정할 수 밖에 없어 과연 현재의 입지, 규모 만으로 앞으로 독립적으로 수지균형을 이루면서, 한식전문점으로 명성을 유지해 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안고 뒤돌아 섰다.[정선/데일리안 강원 = 전도일 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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